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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에서 개인정보의 해외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핵심 용의자가 중국 국적의 전직 직원으로 지목되고, 이미 출국한 사실까지 알려지며 “국내 이용자 정보가 외국으로 빠져나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유해물질 논란, 가품 유통, 낮은 정보보호 기준 등으로 신뢰가 흔들려온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에 대한 경계심도 한층 강화됐다.
이 여파는 쿠팡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에도 미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G마켓을 통해 알리익스프레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는데, 출범 초기부터 “고객 데이터가 해외로 이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승인 조건으로 3년간 국내 소비자 정보를 별도 분리하고 상호 이용을 금지하도록 했지만, 이번 사태 이후 “이 같은 조치가 실질적 방어 장치가 되는가”라는 의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신세계가 G마켓을 포함한 계열사 전반을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이라는 통합 멤버십으로 연결하고 있어 정보 공유 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지적된다.
더구나 지난달 말 G마켓에서 60여 건의 무단 결제 피해가 발생하면서 소비자 불안이 정점에 달했다. 신세계 측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시스템 오류”라고 해명했지만, 민감한 결제·신용 정보를 다루는 플랫폼에 대한 신뢰 회복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조사에서도 해외 플랫폼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3439만 명으로 압도적이지만, 알리익스프레스(992만 명), 테무(793만 명) 등 C커머스의 이용 규모도 상당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알리와 협력하는 G마켓의 이용자 수도 685만 명에 달해 중국계 플랫폼의 국내 데이터 접근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정보 해외 이전을 둘러싼 우려는 과거 사례에서도 현실로 드러났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테무는 올해 초 각각 개인정보 국외 이전 절차를 위반한 사실이 적발돼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글로벌 플랫폼 기반의 운영 구조에서 국내 규제가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 체계가 글로벌 클라우드 시대의 복잡한 데이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본적으로 ‘국내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국내에서 저장·처리한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설계된 국내 제도가, 국경을 넘나드는 플랫폼 환경에서는 실효성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해외 이전을 동의받는 절차는 존재하지만, 이후 외국 서버에서 어떤 방식으로 저장·활용되는지 정부가 실질적으로 감독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도 지적된다.
정보보호 전문가는 “한국 이용자 정보를 취급하는 기업이라면 국내 기업이든 해외 기업이든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아야 한다”며 “특히 외국인이 해외에서 한국인의 데이터를 조회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만큼 데이터 취급자에 대한 통제와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쿠팡 사태는 특정 기업의 보안 사고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국내 이커머스 산업 전반이 안고 있던 구조적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라며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어떻게 재정비하느냐가 향후 산업 경쟁력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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