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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규제로 수십 년간 개발이 가로막혀 있던 서울 송파구 풍납미성아파트가 마침내 재건축의 문턱을 넘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풍납토성 영향권에 놓여 각종 심의가 반복되던 단지가, 문화재 보존 심의를 통과하고 정비계획까지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풍납동 일대 재건축의 ‘첫 단추’가 끼워지면서 주변 주택공급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7일 “지난 5일 열린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수권분과위원회에서 풍납미성아파트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을 수정가결했다”고 밝혔다. 풍납미성아파트는 풍납토성과 인접해 있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포함돼 왔다. 서울시는 2023년 3월부터 7월까지 총 5차례 국가유산청 문화재 심의를 거쳐 지난해 7월15일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조건은 △시굴조사 결과 반영 △제출된 건축계획 준수 등이다.
정비계획에 따르면 풍납미성아파트는 용적률 250% 이하, 최고 23층, 총 413세대(공공주택 31세대 포함) 규모로 다시 지어진다. 현재 275세대에서 138세대(약 50%) 증가한다. 단지 중앙에는 공공보행통로가 신설돼 한강공원 나들목과 직결된다. 어린이집과 놀이터 등 외부 개방형 시설도 이 보행축을 따라 배치해 지역 생활동선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했다.
단지 곳곳에는 휴게공간과 주민운동시설이 분산 배치되며, 노후된 상가는 현대식 근린생활시설로 재구성된다. 또한 풍성로4길과 풍성로6길 확장을 통해 재건축 이후 증가할 교통 수요에 대응하고 주변 도로 흐름도 개선한다.
서울시 최진석 주택실장은 “문화재 규제 속에서도 풍납미성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풍납토성 일대가 쾌적한 주거단지로 변화할 것”이라며 “정비사업 처리기한제 등을 통해 인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해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재건축 정비계획 확정과 맞물려, 예비 추진위원회 구성도 마무리됐다. 송파구는 지난달 19일 ‘풍납미성아파트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예비임원 당선자를 공고했고, 채갑식 씨가 예비추진위원장에, 한경애 씨가 예비감사로 선출됐다. 채 위원장은 “재건축사업의 핵심은 속도”라며 “지체 없는 추진과 안정적 절차 진행으로 주민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문화재 규제가 강한 풍납동에서 유일하게 조건부 가결을 받아낸 단지라는 점을 강조하며, 5차례에 걸친 국가유산청 심의를 통과시키기 위해 도시계획업체와 함께 정비계획 전략을 세우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여 왔다.
예비추진위의 활동 덕에 재건축은 △정비계획 수립 △정비구역 지정안 주민공람을 이미 마쳤고 △서울시 도시계획위 심의라는 마지막 관문만 남겨두고 있다. 공람자료에 따르면 풍납미성아파트의 사업성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 △추정 비례율은 약 101.82%, △총수입 약 5382억 원, △총지출 약 2047억 원, △종전자산 약 3275억 원으로 분석됐다.
풍납미성아파트는 8호선 강동구청역, 5·8호선 천호역이 가깝고 올림픽대로·강변북로 접근성도 뛰어난 교통 요지를 차지한다. 풍납초·영파여중·영파여고 등 학군이 뛰어나며, 한강과 광나루 한강공원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입지적 장점도 크다.
그동안 문화재 보존 규제로 개발이 막혔던 풍납동이 풍납미성 재건축을 계기로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현재 정비계획을 준비 중인 풍납극동아파트(598세대) 역시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풍납토성이라는 대한민국 대표 사적지와 공존해야 하는 풍납동의 개발은 늘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 탓에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노후 단지에 머물러야 했고, 생활 인프라 개선도 더디게 진행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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