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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 의혹을 공식 인정하며 배우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조진웅에 대해 여러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한인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7일 SNS에 “조진웅은 청소년 시절에 잘못을 저질렀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고 말하며 배우 조진웅의 은퇴가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조진웅이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수십년간 노력해 사회적 인정받는 수준까지 이른 것은 상찬받을 일이다”며 “지금도 어둠 속에서 헤매는 청소년에게 지극히 좋은 길잡이고 모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를 숨기고 살았다는 논란에 한 명예교수는 “자신의 과거 잘못을 내내 알리고 다닐 이유가 없다. 누구나 이력서, 이마에 주홍글씨 새기고 살지 않도록 만들어낸 체제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조진웅의 은퇴 선언에 대해서도 “이런 생매장 시도에 조진웅이 일체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건 아주 잘못된 해결책이다”라며 “생매장 당하지 않고 맞서 일어나 우뚝 서야 한다”고 했다.
김재련 변호사도 SNS에 “소년법 목적에 비추어보면 현재 성인이 된 모 배우 실명을 찍어 보도하는 것은 소년법 취지에 반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가수 이정석도 SNS에 “연예계 은퇴? 왜 그렇게까지 만드나. 너희는 그리 잘 살았고 살고 있나. 세상이 안타깝고 더럽다”라는 게시글을 업로드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삭제했다. SNS에서는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아이들을 우리 사회가 질기게 믿고 그들에게 끝없이 기회를 줄 수 있길 바란다"며 "아이들의 엄마가 되니 그런 사회가 너무나 절실하다"는 글 등 옹호론이 있다.
조진웅은 6일 “저의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해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은퇴는) 저의 지난 과오에 대해 제가 져야 할 마땅한 책임이자 도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해명 없이 은퇴하는 것은 추가적인 진실 공방을 차단하려는 도피성 행보로 비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특히 강력 범죄 이력이 사실로 드러난 상황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제기된 성폭행 연루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그와 무관하다”고 밝히며 성범죄 의혹만 선택적으로 부인하는 것은 대중에게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누리꾼들은 “해명 없이 은퇴? 두루뭉술하게 말하는 게 맞나”, “은퇴가 아니고 퇴출 아니냐, 비겁하다” 등 잘잘못을 명확히 밝히고 이에 따른 지적을 감수하는 게 아니라 은퇴를 해 도망치는 것 자체가 비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명예교수의 글에는 트라우마를 안고 조진웅을 티비에서 계속 봐야하는 2차 가해 생각도 해야한다는 의견부터 생매장 당한 건 조진웅의 범죄 피해자들이라는 강경한 입장의 댓글이 여럿 달렸다.
조진웅의 소년범 의혹은 디스패치가 5일 조진웅이 고교 시절 중범죄를 저질러 소년보호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된 적 있는 소년범 출신이라는 의혹을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디스패치는 조진웅이 일진이었으며 무리들과 함께 시동이 걸린 채로 길가에 잠시 정차된 차량을 노려 절도했고 성폭행에도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제보자는 조진웅 패거리들이 훔친 차량에서 성폭행을 시도했고 이 사건으로 소년원으로 송치됐으며 고등학교 3학년의 반을 교정기관에서 보냈다고도 말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특가법상 강도 강간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은 이력도 확인됐다.
디스패치는 조진웅은 성인이 돼서도 범죄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2003년 무렵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극단 단원을 심하게 구타해 벌금형 처분을 받았으며 제보자는 극단 단원 폭행 이전에도 폭행으로 입건된 적이 있어 벌금형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찍은 이후에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고 면허가 취소됐다고 제보자는 전했다. 조진웅이 본명인 조원준이라는 이름 대신 아버지의 이름을 예명으로 삼아 활동한 배경에는 이런 이력이 있다는 추측도 제기했다.
조진웅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성폭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조진웅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소속사는 “해당 사건은 30년도 더 지난 일로 경위를 완전히 파악하기 어려우며 이미 법적 절차가 모두 종결된 사안이다”라고 했다.
소속사를 통해 조진웅은 “미흡한 판단으로 심려를 끼쳤던 순간들이 있었던 점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깊은 반성의 뜻을 전했다. 예명 사용 논란에 대해서는 “예명은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다짐에서 비롯된 것으로 숨기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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