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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시대적 소명이 크고 무겁다. 우리의 전통과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에 대한 지지를 한데 묶어 보수 정당의 방향성을, 보수주의 정치 철학의 틀을 바르게 세워 나가야 한다. 국민의힘의 환골탈태가 요청된다. 원내 제2당이 건실해야 다수당의 ‘독선’을 막을 수 있고, 국민 신뢰 속에 집권도 가능할 터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6월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무기력함을 노정했다.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후보 ‘추대론’ 파문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 논란은 대표적인 사례다. 우여곡절 끝에 대선 후보는 김문수 전 노동부장관으로 11일 최종 결정돼 본격 선거운동을 펼친 지 만 일주일이 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김문수 대선 후보를 지지해 줄 것을 당부하며 탈당했다. 이젠 당 내부가 상대방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법치를 바로 세워 나가기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과반을 점하고 있는 데다 범 야권은 193석을 차지해 공룡화하고 있다. 여기에 집권하면 행정부와 사법부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이재명에 대해 10대 2로 유죄 인정 취지의 판결을 내린 대법원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는 게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민주당은 또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을 수사·기소하는 특별검사법을 발의했다.
어디 이뿐인가. 형사재판 중인 피고인이 대통령이 되면 모든 재판을 중단하도록 하는 법률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게다가 법원의 판결을 헌법재판소가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 대법관을 현행 14명에서 100명으로 늘리는 법률안이 법사위에 회부됐다. 모두 이재명 후보 1인을 위한 위인(爲人) 입법들이다. 일당 독재를 방불케 한다.
이는 권력 분립과 사법권 독립의 헌정 질서를 유린하는 행위이다.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선언한다.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으며 특정인의 재판을 겨냥한 법률은 법으로서 자격이 없다. 국회의 입법권은 특정 재판 과정과 결과를 겨냥해서 행사될 수 없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정인에 대한 재판 결과와 과정을 놓고 법관을 심문하고 수사·기소하겠다는 것이나 특정인의 재판을 중단하라고 명령하는 법률안은 법관의 심판권을 찬탈하는 위헌적인 행위이다.
이 나라를 제왕적 독재 체제로 끌고 가고 있는 민주당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 당내 경선에 나섰던 후보들과 의원들이 하나가 돼야 한다. 합리적인 중도 인사들도 폭넓게 영입해야 한다. 그렇게 세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
수사 및 탄핵소추 과정의 준법성과 헌법재판소의 심판 결과는 인정할 수 없지만, 국민의힘이 배출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된 현실에서 일정 부분 환골탈태가 요청된다.
그런데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자살골을 넣고 있다.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을 상임고문에 앉히려 시도하고, 탄핵심판에서 윤 전 대통령 변호인으로 활동한 석동현 변호사를 시민사회특별위원장에 임명했다.
정 전 장관이 누구인가. 특전사령관으로서 예하 부대를 동원해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해 내란중요임무종사·내란목적살인 등의 죄로 대법에서 징역 7년형이 확정된 신군부 세력의 핵심이다. 윤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라는 석 변호사는 국가와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12·3 비상계엄을 “내란이 아니라 소란”이라고 희화화했던 인물이다. 물론 두 사람 모두 현재 선대위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이로 인한 논란으로 당내가 또 한 번 시끄러웠다.
국민의힘은 참된 보수의 품격을 구현해 국민에게 안정감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만 정권 재창출을 하고, 미래를 열 수 있음을 직시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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