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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시기를 둘러싸고 계파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9일 국회에서는 당내 의원총회가 열려 전대 개최 시점을 놓고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를 포함한 당 주류 간 공방이 벌어졌다.
전당대회 일정이 대선 패배 이후 당의 향후 혁신 방향은 물론,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 등 당무 전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친한계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달 말까지 비대위원장직을 연장한 뒤 9월 전당대회를 여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한 우재준 의원은 “김 위원장이 이달 30일 이후 두 달을 더 관리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출된 권위가 있는 지도부가 들어와야 쇄신이 가능하다”며 “전당대회를 통해서 쇄신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에서 “9월 전대가 열린다면 한두 달 정도에 불과하니까 (김 위원장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며 “전대를 언제 하겠다는 것은 비대위원장의 권한이고, 선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일정이 빠를수록 한동훈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계엄령과 탄핵 이슈를 둘러싸고 당 주류와 대립각을 세운 한 전 대표가 조기 당권을 잡을 경우, 당 쇄신 드라이브를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당 주류는 대선 패배 수습과 함께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한 뒤 연말 전당대회를 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계파 갈등이 고조되는 전대 국면에서 당이 더 큰 분열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이다.
친윤계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도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지도부니까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해 당을 수습해야 한다”면서 “대선 패배 후 혁신해야 할 시기에 전대를 하면 계파 갈등만 노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의원 역시 “소위 말하는 계파가 완벽하게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경선을 치르게 되면 당내 반목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9월 초 전당대회는 조금 반대한다. 12월 정도가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에 맞서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전당대회가 계파 간 정면충돌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이 9월 전대 계획 이전에 본인 거취부터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며 “사퇴 시점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혼란과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대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최형두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당원 동의를 구하고 합의한다면 가장 현실적인 안”이라며 9월 전대 개최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권성동 원내대표의 후임을 선출하기 위한 경선을 오는 16일 오후 2시에 실시하기로 했다.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후보 등록은 오는 14일 진행되며, 후보자가 1명일 경우 추대 방식으로 선출된다”고 설명했다. 경선 기탁금은 2천만 원이다.
권 원내대표는 신임 원내대표 선출 시까지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그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탄핵 정국 와중에 원내대표직에 오른 인물이었으며, 지난 5일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를 선언한 바 있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김도읍·김상훈·박대출·이헌승(4선), 김성원·성일종·송언석(3선)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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