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이후 ‘한강벨트’ 거래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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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시장 관망세 이어질 듯
대출 제한 영향 커… 수요자 심리 위축 장기화 가능성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03 11:09:25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마포대교 밑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6.27 가계대출 관리방안’ 시행 이후 서울 ‘한강벨트’ 아파트 시장이 거래 실종 사태다. 대출 한도 축소로 서울 아파트의 74%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급지 이동과 지방발 갭투기도 급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겹치며 하반기 아파트 시장은 ‘정책 주도형 관망장세’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대출 한도 축소로 인해 실수요자의 자금 부담이 크게 늘면서 매수세가 꺾인 상황이다. 현장 중개업소들도 분위기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성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출 규제 시행 직후부터 매수 문의가 급감했고 가격을 조정하려는 매도인과 관망하는 매수인 사이에서 거래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출 규제는 서울 아파트의 약 74%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부동산정보업체 분석에 따르면 평균 시세가 14억 원대인 서울 아파트의 경우 종전에는 최대 10억 원 이상 대출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6억 원으로 제한돼 상당한 현금 동원 능력이 필요해졌다. 특히 강남·서초·용산처럼 고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지역은 현금 여력이 없는 수요자들의 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지방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입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출을 활용할 경우 전입 요건이 강화돼 일시적 갭투자 수요에도 제동이 걸렸다. 부동산 시장을 이끌던 상급지 이동과 외부 수요의 유입이 동시에 위축되며 거래량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대출을 통한 매수 전략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 수요도 위축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5월 29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인하하며 3년 만에 통화 완화 기조로 돌아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당시 “일부 금통위원들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대출 제한이 유지되는 한 금리 인하의 실질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기준금리 인하 자체는 긍정적 요소지만 지금은 대출 여력이 제한된 상황이기에 실수요자 입장에서 접근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며 “대출 규제와 공급 부족이 맞물린 상황에서 단순히 금리 인하만으로 시장 흐름은 달라지기 어렵다”고 전했다.

정부는 무주택자를 위한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 방안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직주근접 입지를 중심으로 공공기관 유휴부지와 상업지역의 고밀 개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달 중 구체적인 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공급 후보지로는 태릉골프장, 용산 캠프킴, 상암 서부면허시험장 등이 거론된다.

종합해 보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대출 규제와 공급 정책, 금리 기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수요자의 심리 안정과 시장 유동성 회복을 위해서는 금융·공급 정책 간의 조화로운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열과 급랭을 반복해온 국내 부동산 시장이 보다 안정적인 흐름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새 정부의 또 다른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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