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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길준의 흔적 국가유산 된다
서유견문 교정본 문화유산 등록예고
조선인 시각으로 미국과 유럽을 이해
이상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11-13 11:54:22
▲ 고려대학교 박물관이 소장한 서유견문 필사 교정본. 자료=국가유산청
 
조선 최초 국비 유학생 유길준(1856~1914)은 누구보다 외국 사정에 밝았다. 미국과 유럽을 돌며 견문을 넓히더니 서유견문(西遊見聞)을 썼다. 고려대학교 박물관이 소장한 서유견문 필사 교정본은 문화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13일 서유견문 필사 교정본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겠다고 예고했다. 국가유산청 근현대유산과는 “교정본이 검은색 또는 붉은색 먹으로 일일이 교정 표시가 되어 있어 서유견문의 교정 작업과 인쇄 이전의 원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등 역사학과 서지학 연구 등에 중요한 자료다”고 설명했다. 
 
유길준은 1881년 신사유람단에 참가했다가 1882년 유학생으로 일본 게이오의숙에서 공부했다. 일본이 부국강병을 이룬 원인을 세구 제도와 법규 모방이라고 생각한 유길준은 미국과 유럽에 대한 책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일본 개화기 계몽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가 서양사정이란 책을 쓴 것처럼 유길준도 서유견문을 써서 바깥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히려고 했다.  
 
미국에서 공부하던 유길준은 1884년 갑신정변 소식을 듣고 학업을 중단했다. 유럽 각국을 순방한 유길준은 1885년 조선으로 돌아왔다. 개화파로 몰려 체포된 유길준은 한규설 집에서 연금됐다. 유길준은 1887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보고 느낀 걸 책으로 쓰기 시작했다. 
 
서유견문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한문 혼용체로 쓴 책이다. 단순한 기행문이 아니라 조선을 근대화하기 위한 근대화 방략서였다. 서양 각국에 대한 지리와 역사, 행정, 풍속 등을 소개한 서유견문은 19세기 조선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계를 볼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서유견문에 담긴 유길준의 근대화론은 조선 전통이 가진 장점을 살리되 단점을 서구 장점을 도입함으로써 보완하자는 취장보단론(取長補短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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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로선 보기 드물게 한글을 사용했던 서유견문은 중국이 아닌 조선 연호를 사용했다. 중국 중심 세계관에서 벗어난 유길준은 개화파였지만 한일합방을 반대했다. 유길준이 직접 썼다고 알려진 서유견문 필사 교정본에는 문장을 다듬고 내용을 바꾼 흔적이 있어서 인쇄 이전 원문과 교정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한달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할 예정인 국가유산청은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서유견문 필사 교정본을 문화유산으로 등록할 방침이다. 국가유산청 근현대유산과는 12월 12일까지 서유견문 필사 교정본 등록 예고에 대해서 이견을 접수해서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근대 극작가 김우진(1897∼1926)이 남긴 희곡 원고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확정했다. 원고는 두덕이 시인의 환멸과 이영녀, 난파, 산돼지 등 모두 4편이다. 국가유산청은 “언어사와 생활사, 문화사, 사회사, 경제사 등 여러 분야에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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