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30~40대 ‘영끌’ 증가… 마포·강동 대출 비중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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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늘어난 젊은층… “하락 시 리스크 클 수도”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12 10:59:29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30~40대 매수 비중이 다시 확대되면서 마포·강동 등 주요 지역의 대출 의존도가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다. 특히 마포구와 강동구는 올해 3월 기준 채권최고액 비율이 각각 56%, 57%로 상승해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들 지역은 최근 몇 달 사이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자금력이 부족한 젊은층이 무리하게 대출을 끌어다 집을 사는 ‘영끌’ 현상이 재현되는 모양새다. 중장년층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자금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1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3월 마포구 아파트 매수자의 채권최고액 비율은 평균 56%로 1월(47%) 대비 9%p 상승했다. 강동구도 같은 기간 50%에서 57%로 올랐다. 채권최고액은 은행이 설정하는 담보 한도로 실제 대출금의 약 120% 수준이다. 즉 이 비율이 높을수록 실질적인 대출금 규모도 크다는 뜻이다.

서울 전체 평균 비율이 같은 기간 49%에서 45%로 오히려 낮아진 것과 비교하면 마포와 강동의 상승폭은 예외적으로 크다. 성동구 역시 1월 52%에서 3월 54%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규제지역인 강남 3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 비교적 규제가 덜한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쏠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선호 지역에서 매수 주도층은 30대와 40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40대가 33.8%로 가장 높았고 30대가 32.5%로 그 뒤를 이었다. 한때 대출 규제와 고금리 영향으로 주춤했던 30대 매수세는 연초부터 다시 반등했고 40대는 더욱 공격적인 태세로 전환했다.

강남권과 인접한 지역에서 30·40대의 비중은 특히 높다. 강동구의 경우 40대 매수 비중이 35.3%로 30대(25.5%)를 크게 앞섰다. 마포·성동 등도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수억 원 단위로 뛰다 보니 젊은 층은 자기자본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출 부담에도 수요자들이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가 강남·서초·송파와 용산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이후 3월 한 달간 성동구의 아파트값은 1.52% 올랐다. 마포구는 1.06%, 강동구는 0.84% 상승하며 강남권을 제외한 지역 중 상위권을 차지했다.

대표 단지들도 신고가를 찍고 있다. 마포구 ‘마포프레스티지자이’ 84㎡는 1월 23억 원에서 3월 24억7000만 원으로 뛰었고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59㎡도 14억 원대에서 15억 원대로 상승했다. 단기간 집값 상승과 규제 회피 수요가 맞물리며 다시 달아오른 서울 선호 지역의 아파트 시장 이면에는 빚을 감당하며 내 집 마련에 나선 이들의 고충이 자리잡고 있다. 가격이 단기간에 오르자 매수자들은 집값의 절반 이상을 대출에 의존해 매입에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30~40대 매수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향후 집값이 하락할 경우 대출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자산 축적이 부족한 30~40대 경우 고가의 아파트를 대출로 매입할 경우 향후 금리나 가격 변동에 크게 휘둘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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