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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가 6월 대통령 선거(대선)를 앞두고 가격 인상에 나섰다. 식품업계는 올해 초부터 식품 가격 인상을 단행해 왔다. 대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면 물가에 민감한 국민 정서를 감안해 규제 기조를 강화하기 때문에 식품업계가 그 전에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가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작년 12월 “오리온·해태제과 등 일부 식품사에서 초콜릿과 과자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으나 이후 추가 인상은 없었다”면서 “어려운 국내 여건과 소비자 물가 부담 완화 등을 고려해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가 무색할 정도로 식품기업들은 1월부터 식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더니 6월 대선을 앞두고 또 가격 인상에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28일부터 테라를 비롯한 맥주 제품 출고가를 2.7% 인상한다. 빙그레는 요플레·닥터캡슐 등의 발효유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인상률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요플레 오리지널 멀티(4개입) 5.3%, 닥터캡슐 4.0% 등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도 1일부터 흰 우유를 제외한 일부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했다.
이달 1일부터 hy의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도 220원에서 250원으로 30원 인상됐다. 이는 2022년 9월 이후 2년 7개월 만의 가격 조정이다. 팔도 역시 4월14일부로 라면과 음료 가격을 인상했다.
농심은 3월 신라면과 새우깡의 가격을 인상했고, 서울우유도 같은 달 과즙 에이드 형태의 RTD(Ready To Drink) 제품 3종의 가격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20여 종과 스팸 가격을 인상했으며, 동원F&B는 냉동만두 15종의 가격을 조정했다. 커피업계와 햄버거 프랜차이즈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식품업체들은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인상’을 제품 가격 인상의 근거로 들고 있다. 문제는 식품기업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소비자물가지수도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8(2020년 기준=100)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한 가운데,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4.1%를 기록했다. 빵(6.4%)·김치(20.7%)·커피(8.0%) 등이 전년 대비 가격이 올랐다.
정부는 그동안 식품기업에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막상 현실은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만 가벼워지고 있다. 또 식품업체들이 예전처럼 정부의 압박을 어려워하지 않는 분위기도 식품 인상 가격 인상에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엔 “정부 압박에 가격 인상을 눈치보고 있다”고 주장했다면 지금은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한다.
정부는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식품업계의 원재료 조달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할당관세 적용 품목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대형 산불 등으로 농축산물 수급 불안 가능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정부는 향후 농식품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해 선제적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수급 불균형이 소비자 물가에 빠르게 반영되는 민감한 품목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모니터링과 함께 필요 시 수입 물량 확대 및 유통 개선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식품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부담 때문에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작년 K푸드 열풍에 고환율이 더해져 ‘4조 클럽’에 안착한 식품사들이 늘어났다. 12.3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경제부총리 사퇴 등 국정 혼란을 틈타 가격 인상을 단행할 때마다 서민들의 한숨은 짙어지고 있다. 국정 혼란을 틈타 가격 인상을 단행한 식품기업들이 대선 이후엔 가격 인상을 자제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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