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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감세=위대한 미국?
[스카이 View] 국채에 발목 잡힌 트럼프
트럼프 거래 방식의 한계
시진핑에게 판정패 치욕
새 대통령 지피지기하라
이상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9 00:02:40
관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일까? 세상 사람들이 손사래를 치지만 맞다고 목청을 높이는 사람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큰소리쳤다. “미국은 수십 년 동안 가까운 나라와 먼 나라, 친구와 적국 모두에게 약탈당하고 강탈당했다.” 개방과 자유무역을 주장했던 미국은 이제 보호무역을 앞세우며 우방까지 협박하고 있다. 
 
요즘 경제 담당 기자들은 괴롭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부과한 뒤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상호관세를 유예했다.(4월10일) 유럽연합(EU)에 부과한다던 관세 50%도 이틀만에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5월25일) 자고 일어나면 말이 바뀌니 기사를 쓰기가 두려울 지경이다. 왜 상호관세를 유예했냐는 미국 취재진 질문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처음부터 대통령 전략이다”고 말했다. 장사꾼으로 소문난 트럼프가 처음부터 협상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작전을 짠 걸까?   
 
트럼프에게도 전략은 있었다. 관세로 무역수지 적자를 극복하고, 정부효율부(DOGE)로 재정 지출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트럼프는 대통령 선거 당시 약속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MAGA).” 관세 정책으로 세수를 확보해서 세금을 깎아 주겠다는 공약에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트럼프 정책의 핵심은 이렇다. “미국은 관세를 거둬서 부족한 세금을 확보하겠다. 관세를 내기 싫으면 미국에 공장을 지어라. 미국에 공장이 생기면 미국인을 위한 일자리가 늘어난다.” 
 
계획은 그럴듯했지만 부작용도 크다. 주식 가격은 떨어지고 채권 금리는 올랐다. 최고 등급이었던 국가 신용등급마저 떨어졌다. 게다가 트럼프에게 관세 협박을 당했던 중국도 2018년과는 달랐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145%까지 높이자 이에  질세라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관세 125%를 매겼다. 미국이 12일 “앞으로 90일 동안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30%로 낮추겠다”고 발표하자 영국 신문 가디언은 “트럼프가 이겼다고 주장하지만 시장은 항복으로 받아들인다”고 보도했다. 미국 신문 뉴욕타임스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버티기 전략에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방식이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오락가락하는 트럼프의 말 속에 미국의 고민이 보인다. “국채 시장이 까다롭더라. 사람들이 겁을 먹었고 우리는 상황을 진정시키고 있다. 관세는 훌륭하지만 너무 빨리 움직이면 채권 시장이 약간 불안해질 수 있어서 여유를 주고 있다.” 미국발 관세로 주가가 폭락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골프를 즐겼던 트럼프는 미국 국채(10년 만기) 금리가 4.5%까지 치솟자 꼬리를 내렸다. 미국 정부가 원금과 이자를 보증하는 국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국채 금리는 미국에서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 리스 기본금리로 사용된다. 천하의 트럼프도 국채 금리 상승에는 깜짝 놀란 셈이다. 상호관세 선언에 이은 유예는 전략이 아닌 임시방편인 셈이다. 
 
국채는 미국 정부에 무척 중요하다. 재정수지가 적자여도 국채를 발행해서 필요한 돈을 마련한다. 게다가 안전자산이란 이유로 일본과 중국, 영국에서 대량 구매한다. 해외자본이 유입되므로 미국 자본은 투자에 활용된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를 꾸준히 줄였고 일본과 영국도 국채 금리가 높아져 굳이 미국 국채를 살 필요가 사라졌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5%를 유지하면 해마다 이자 부담만 1500억 달러(약 206조 원)나 늘어난다. 일본과 영국 등이 미국 국채 보유를 줄이면 미국 경기가 침체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까닭에 트럼프는 연방준비제도에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하지만 물가와 실업률 상승을 걱정한 연방준비제도는 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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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1958년에 구입한 주택에 사는 검소한 워런 버핏의 별명) 워런 버핏은 말했다. “누구도 가치가 지옥으로 갈 통화(달러)에 투자하진 않을 것이다.” 관세 전쟁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지자 투자의 달인 버핏은 달러 약세를 경고했다. 기축통화로서 달러 위상까지 흔들리니 투자하기 꺼려진다는 뜻이다.  “무역이 무기가 되어선 안 된다”던 버핏은 “균형 잡힌 무역이 세계를 위해 이롭다”고 말했다. 트럼프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관세정책을 비판한 셈이다. 버핏은 미국 의회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국채를 기준으로 미국 경제를 살펴보면 트럼프의 목표와 고민이 낱낱이 보인다. 
 
다음 주 수요일 제21대 대통령이 취임한다. 트럼프는 한국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와 자동차 관세로 협박하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높이고 알래스카 가스관에 투자하라고 압박할 게 뻔하다. 하지만 골병이 든 미국 경제를 고려하면 트럼프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미국의 허와 실을 낱낱이 파악해서 치열하게 협상하되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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