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3º
습도 70%
강릉 24º
습도 65%
청주 25º
습도 70%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아들 유학자금 출처, 사적 채무, ‘아빠 찬스’ 의혹이 17일 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후보자는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과 사과를 반복하며 인사청문회 준비에 집중하고 있지만, 야당은 자료 제출 미협조를 문제 삼으며 임명 강행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은 야당이 3일간 개최를 요구하는 반면 여당은 2일간 실시를 주장해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청문회는 23~25일 사이 진행될 예정이며, 29일까지 국회 심사를 완료해야 한다. 김 후보자는 의혹 제기로 가족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토로하며 “아내 눈의 실핏줄이 터졌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에 대한 각종 의혹 관련 김 후보자는 재산 약 2억 원을 신고했음에도 아들이 연 1억 원에 이르는 미국 코넬대 유학과 국내 국제고 졸업 등 고액 교육비 지출에 대해 의혹을 받고 있다. 후보자 측은 “전처가 교육비를 모두 부담했다”고 해명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 인터뷰와 입장문 등을 통해 김 후보자가 18년간 무직 상태였고, 2020년 국회 재진입 당시 마이너스 5억8000만 원에서 5년 만에 순자산이 8억 원가량 증가한 점을 문제 삼았다.
특히 의원 세비와 추징금 변제, 교회 헌금, 카드 및 현금 사용액 등 총 10억 원이 넘는 지출에 대해 “5억 원가량의 소득원이 불분명하다”고 주장하며 강연료 및 조의금 출처에 대한 투명한 해명을 요구했다.
김 후보에게는 과거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벌금과 추징금을 납부한 뒤 신용불량 상태에서 지인 11명에게 1억4000만 원을 빌린 사실이 ‘쪼개기 후원금’ 의혹으로 제기된 상황이다.
김 후보자는 “세금 압박으로 인해 사적 채무를 질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SK그룹으로부터 2억 원 현금 수수 의혹과 2008년 지인 3명에게 7억2000만 원을 받은 사건에 대해 각각 “표적 사정”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주진우 의원은 “전형적인 금품 비리”라며 의혹을 부인하지 않았다.
아들이 고교 시절 작성한 ‘교육기본법 개정안 초안’과 유사한 법안을 김 후보자가 국회에서 발의해 아들의 대학 입시에 활용했다는 ‘아빠 찬스’ 의혹도 불거졌다. 김 후보자는 “아들이 내 입법 활동을 대학 원서에 쓴 적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국민 세금으로 아들의 스펙을 쌓아준 것”이라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김 후보자 아들이 설립한 비영리법인 세미나가 국고 지원을 받았다는 점도 문제다.
야당은 김 후보자의 채무 경위와 유학자금 출처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으나, 김 후보자는 국민의힘 특위 의원 5명이 사실상 대부분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배 국민의힘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은 “자료 제출 거부로 청문회 검증이 불가능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김 후보자는 전날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획재정부를 포함한 10개 경제·민생 관련 부처로부터 첫 번째 공개 업무보고를 받은 것도 야당 패싱 논란이 분분하다. 인사청문회에 앞서 경제 부처 업무보고를 받은 것을 두고 정치권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우 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본인 의혹에 대해서는 동문서답하면서 벌써 총리처럼 행동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아직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리로 임명된 것도 아닌데, 이미 총리처럼 정책 현황이나 주요 과제에 대한 공식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마치 이미 총리가 된 것처럼 행동했다는 비판이다.
한편, 김 후보자는 국민의힘 등 야권이 제기하고 있는 사적채무, 재산 관련 의혹에 대해 17일 페이스북에 해명글을 올혔다.
그는 “다 발가벗겨진 것같다는 고통을 호소하는 아내 눈의 실핏줄이 터지고, 아이들의 교육을 전담해주며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애들 엄마까지 청문회에 부르겠다는 냉혹함 앞에서 한 사내로서 참 무기력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특히 사적채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위반 추징금과 중가산 증여세 납부를 위해 빌린 것이라고 해명하고 2011년 고지된 약 1억2689만 원의 증여세 고지 내역과,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납부한 2억1117여만 원의 증여세 납부 내역을 공개했다.
김 후보자는 “표적사정으로 시작된 제 경제적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며 “2002년 당시는 기업 후원이 법적으로 가능했다. 제가 요청하지도 않은 중앙당 지원금 성격 기업 후원금의 영수증 미발급으로 인한 추징금 2억을 당시 전세금을 털어가며 갚았다”고 밝혔다.
또한 “표적사정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고, 두 번째 표적사정은 추징금에 더해 숨막히는 중가산 증여세의 압박이 있었다”며 “추징금을 성실납부하지 않는 전두환 같은 사람들을 겨냥했을 중가산 증여세는 하나의 사안에 대해 추징금도 부과하고, 증여세도 부과하는 이중 형벌이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추징금이든 세금이든 안 내려고 작정한 사람들에게는 아무 부담이 안 되고, 저처럼 억울해도 다 내기로 마음먹은 사람에게는 추징금 이전에 중가산세라는 압박이 무섭게 숨통을 조이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매달 평균 140만원씩 세금이 늘어나는 혹독한 압박을 피하고자 어머니 명의의 집을 국가에 담보해 분납 시도를 해 보았지만 세무 당국의 답은 냉정했다”며 “결국 1억2000만여원의 첫 고지금액을 훌쩍 넘는 2억1000여만원을 최종 납부한 중가산세의 압박 앞에서 허덕이며 신용불량 상태에 있던 저는 지인들의 사적채무를 통해 일거에 세금 압박을 해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어떠한 정치적 미래도 없던 제게 오직 인간적 연민으로 1000만원씩을 빌려준 분들에게 지금도 눈물나게 절절이 고맙다”고 적었다.
김 후보자는 “결국 2017년 7월경 치솟는 압박에 더 이상 이렇게는 못 살겠다는 생각을 한 저는 문제 없는 최선의 방법으로 여러 사람에게 1000만원씩 일시에 빌리기로 결심했다”며 “당시 제 신용상태로는 그 방법 외에 없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2018년 4월 여러 사람에게 같은 날짜에 같은 조건으로 동시에 천만원씩 채무를 일으킨 이유”라며 “차용증 형식이 똑같은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처음부터 이 분들에게는 이자만 지급하다가 추징금을 완납한 후 원금을 상환할 생각이었다”며 “천신만고 끝에 근 10억원의 추징금과 그에 더한 중가산 증여세를 다 납부 할 수 있었고, 최근에야 은행대출을 일으켜 사적 채무를 청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그간 추징금 납부 등에 사용된, 세비 외의소득에 대해서 다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세비소득보다 지출이 많고, 지난 5년간 교회에 낸 헌금이 근 2억원이라는 걸 비난한 야당의원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한 말씀 드린다”며 “저는 지금까지 살아내고 버텨온 것을 제가 믿는 하나님과 국민의 은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놀랄 정도로 독립적으로 성장해온 제 아이에 대해 관련 교수가 이미 공개적으로 언론에 답장까지 했는데, 왜 문제를 제기했던 언론들은 입을 닫고 있나”라고 했다.
또한 “제 학력까지 시비당하니 황당무개하지만, 남아 있는 모든 궁금증에 성실히 답하고 생산적인 정책청문을 할 수 있도록 차분히 준비 하겠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