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사들] 만성 통증 치료 세계적 권위… 쿠웨이트에 첫 한국병원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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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 - 안강 서울안강병원 대표원장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06 18:00:05

안강 박사는 전 세계 통증 치료의 흐름을 바꾼 FIMS(기능적 근육 내 자극 치료법)의 창시자로 여러 의사가 인정하는 명의이자 수술 없이 만성 통증을 치료하는 세계적 권위자다.

지금에서야 만성 통증 분야에서 알아주는 의사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은 험난했다. 약한 몸으로 태어나 중학교 1학년 때 가세가 기울어 학교를 제대로 가지 못했다. 수업을 포기하다시피 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검정고시 통과 후 플라스틱 모형 조립하는 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했다.

‘이렇게 살다가는 정말 죽겠다’는 생각으로 대학 진학을 결심했고 의대, 법대 중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했다.

고민이 깊어지던 비 오는 어느 날 길을 걷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근처 한 병원으로 피신했다. 당시 병원에는 진료가 없어 어두컴컴했고 유일하게 불빛이 새어 나오는 방으로 발길이 이끌렸다.

문을 열고 “상의할 게 있어서 왔다”며 “의대와 법대 중 어디를 가는 게 좋을까요”라고 의사에게 당돌하게 물었다. 의사는 내쫓지 않고 심란한 소년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가난한 사람은 의대가 더 좋다. 너는 고생을 많이 했고 마음이 따뜻해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용기를 북돋웠다. 이어 ”굉장히 다양한 의학 분야 중 분명 적성에 맞는 분야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조언은 인생에 큰 전환점을 제공했다. 마침내 중앙대 의대에 입학해 목표를 이뤘음에도 수련의 시절 병원에서 의료 사고로 아버지를 잃으면서 큰 아픔과 상실감에 빠져 인생의 고비를 맞았다.

한 방송에서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한두 달은 레지던트를 안 나갔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데에는 내 실수도 있다고 생각해 계속 나를 괴롭혔다”며 “제가 아버지 치료에도 참여했고 수술을 안 하신다는 분한테 수술도 권유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아버지가 위 출혈이 있어 폐내시경을 했는데 폐렴 감염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아버지를 문병하러 갔는데 갑자기 혈압이 떨어졌다. 그걸 지휘할 의사가 없어 내가 링거액을 많이 준 것도 있다. 그 후 숨이 더 가빠지셨다”고 털어놨다.

아버지는 슬프게도 결국 숨을 거뒀다. 그럼에도 아버지의 죽음은 안 박사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이 됐다. 안 박사는 “좋은 의사가 되자. 아버지가 당한 실수를 교훈 삼아 절대로 환자가 피해 입지 않도록 하자. 무능한 의사가 아니라 뛰어난 의사가 돼야겠다”고 다짐하며 새롭게 출발했다.

진료 분야를 선택할 시기가 되자 본과 2~3학년 때 발목을 삔 경험을 떠올렸다. 당시 엑스레이를 찍고 깁스를 했지만 낫기는커녕 점점 통증이 심해져 피까지 뽑아야 하는 지경이 됐다. 이때 쉽게 낫지 않는 만성 통증 치료에 관심을 가져 2013년 재활, 통증치료에 특화된 서울안강병원을 설립했다.

2016년 4월에는 한국인 최초로 쿠웨이트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그는 “쿠웨이트 의사 면허 시험은 외국인에게 상당히 어렵기로 정평이 났다”며 “현지 의사 면접관 10명이 응급진료 상황을 가정해 총 50개 문항을 깐깐하게 묻고 면접관 중 1명이라도 ‘No’하면 바로 불합격”이라고 시험의 어려운 점을 설명했다.

훌륭한 의술 덕분에 서울안강병원은 치료의 우수성을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그는 2017년 쿠웨이트에 제1호 한국병원을 설립했으며 중동과 국내를 오가며 진료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카타르 도하에 개원한 최첨단 전문 클리닉 센터인 ‘한국의료센터(Korea Medical Center)’에서 척추·관절(근골격계) 만성 통증 치료와 재활·물리치료도 시작했다.

‘통증이 없는 세상’을 꿈꾸는 안 박사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빌딩 한 동을 2017년 5월 114억 원에 매입했다. 대지면적 608.1㎡(약 183.95평), 연면적 2755.16㎡(약 833.43평)로 시세는 200억 원대에 이른다.

지하 2층~지상 8층으로 대로변에 위치했으며 지하철 수인분당선 한티역과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이 주변은 학원 및 병·의원 중심 상권으로 임대 수요가 꾸준하다.

이동원 기자 d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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