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 전기차 첫 역성장… 점유율 2위서 3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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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판매도 28% 감소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09 11:04:40

현대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크게 주춤하며 점유율 3위로 내려앉았다. 판매량도 30% 가까이 줄어들면서 전동화 전략에 일단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다만 하이브리드차(HEV) 판매가 크게 늘어 친환경차 전체로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9일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7.6％였다고 발표했다. 테슬라(42.5％)와 제너럴모터스(13.3％)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지만, 작년 상반기(11.0%)보다 3.4%p 하락하며 순위도 한 계단 내려갔다. 2021년 4위(4.1％)에서 2022년 2위(10.4％)로 도약한 이후 3년간 유지했던 2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판매량도 뒷걸음질쳤다. 현대차·기아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4만4555대로 작년 동기보다 28.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내 전기차 총판매량이 56만198대에서 58만9066대로 5.2％ 증가해, 현대차·기아만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으로 전동화 전략을 추진한 202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현대차·기아의 상반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 8262대를 시작으로 2022년 3만4517대, 2023년 3만8457대, 2024년 6만1883대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에는 하반기까지 호조세가 이어져 연간 기준 12만3861대를 판매하며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부진한 배경으로는 △소비자 선호도 변화 △인센티브 정책 등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리스·렌터카 같은 형태로 대량 판매 전략을 이어왔는데, 현지 생산 확대를 계기로 개인간 거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며 “대형 판매 과정에서 판매 인센티브가 떨어지면서 소비자 관점에서 가격 경쟁력이 낮아졌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 사이 GM은 가성비를 내세운 쉐보레 이쿼녹스를 앞세워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03.8% 늘어난 7만8167대를 판매하며 현대차·기아를 추월했다. 업계에선 현대차의 전기차 라인업(아이오닉, EV 시리즈) 신선도가 다소 떨어졌고, 후발 주자인 GM이 이를 참고해 상품성을 끌어올린 점도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HEV) 판매는 크게 늘며 친환경차 부문 전체로는 성장을 이어갔다. 올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HEV 판매량은 13만618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3％ 증가했다. 전체 친환경차 판매는 역대 최대치인 18만715대를 기록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관세 부담을 줄이고 북미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편입되기 위해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올 초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갔으며, 이 공장에서만 올해 1~5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 등 전기차를 2만7783대 생산했다.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과 조지아 기아 공장의 가동률도 각각 102%, 99.8%를 기록하며 생산능력을 초과하거나 근접한 수준이다. 완성차뿐 아니라 엔진·타이어 등 부품사들도 미국 투자 확대를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북미 친환경차 수요 변화에 맞춰 라인업과 현지 생산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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