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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마이크에 잡힌 대화에서 푸틴이 “과거 사람들은 70살 넘게 사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오늘날 70세는 어린애다. 바이오테크가 발전하고 있어서 장기를 계속 이식하면 사람들이 나이를 먹어도 더욱 젊어져 심지어 영생할 것”이라 했더니 시진핑은 “금세기 사람들은 150살까지 살 수도 있다”고 화답했다.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소개한 뉴욕타임즈는 장기를 하나씩 바꿔 간다 해도 그것으로 인간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풍선 주석을 달았다. 아무튼 세계적으로 독재 내지 권위주의 지도자로 지목되는 푸틴과 시진핑, 그리고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씩 웃던 김정은도 천년 만년 권세를 누리고는 싶은가 보다며 세간의 관심이 지대했다.
그러나 푸틴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어쩌면 자랑이다. 푸틴은 2024년 초 러시아 보건부에 기대수명 연장을 국가 핵심 프로젝트로 지정해 핵 에너지 전문 국영기업 ‘로사톰(Rosatom)’으로 하여금 인체 장기를 3D 바이오 프린팅하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했다. 실제 로사톰은 이식학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바이오 프린팅 장치들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환자 자신의 세포로부터 생체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로사톰은 자사가 주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원자력 전시회 ‘ATOMEXPO-2024’ 포럼에서 혈관 모양의 구조물 프린팅 기술을 선보였다. 로사톰은 2030년까지 혈관과 간 등 장기를 프린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푸틴 자신도 오래 살고 싶고 국민도 함께 장수를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당장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러시아 장병들을 100만 명씩이나 희생시키지나 말았어야지 이 무슨 병 주고 약 주는 불노영생 타령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불로영생 추구는 이미 보편화된 현상이다. 세계는 이제까지 환자를 건강 상태로 되돌리는 치료법에만 집중해 왔으나 건강한 사람들을 위한 프로젝트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화는 건강한 사람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치료 대상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가 이제 상황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어 노화 때문에 생기는 암이며 치매 등이 늘어나는데 노화를 막으면 이 같은 질병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세계 각국에선 항노화 관련 약물 임상 시험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현재 메트포르민, 라파마이신, GLP-1 등이 가장 잘 알려진 8가지 항노화 약물에 속한다. 메트포르민의 경우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인간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TAME(Targeting Aging with Metformin·메트포르민으로 노화 표적 삼기) 연구가 최초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TAME은 2023년 기준 미국 내 14개 센터에서 3000명의 비당뇨병 피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6년간 메트포르민을 제공하고 3년 반 이상 결과를 추적할 예정이라고 한다. 재수 없으면 120살까지 산다는 말이 더 이상 농담이 아닌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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