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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폭군의 셰프를 보며 망국(亡國)을 생각한다
소녀시대 윤아가 보여준 요리와 사랑 이야기
망국병 당파 싸움이 보여준 현실정치 이야기
이상준 논설실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22 00:02:40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는 2022년부터 연재된 웹소설이다. 박국재 작가는 프랑스 요리사 연지영이 시간을 거슬러 조선 연산군(1476~1506)과 만나는 이야기를 문피아에 무료로 연재했다. 대중의 반응은 차가웠으나 네이버 시리즈에 연재되면서 웹툰과 드라마로 재탄생했다.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는 시청률 15% 안팎을 기록할 정도로 시청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폭군의 셰프는 요리와 사랑을 다룬 드라마다. 연지영 역할을 맡은 소녀시대 윤아에 눈길을 사로잡혔는데 권력과 탐욕의 생리가 뚜렷하게 보인다. 명과 조선의 공물을 둘러싼 요리경합은 한국과 미국의 관세를 둘러싼 무역협상을 떠올린다. 임금을 싫어하는 제산대군과 우의정의 행태는 대통령을 사사건건 비난하는 야당의 모습을 닮았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이 허구다. 하지만 나라와 백성보다 권력과 당파를 챙기는 모습은 오늘날 정치와 세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 임금을 섬기는 신하들이 두 마음을 품고 있는 걸 보니 이 나라(조선)도 국운이 다했구나”란 대사는 ‘한 나라를 받치는 정당들이 두 마음을 품고 있는 걸 보니 이 나라(대한민국) 국운도 다했나’란 생각을 떠올리게 만든다. 
 
조선은 백성을 위한 나라였다. 태조 이성계(1335~1408)는 백성의 궁핍한 삶을 개선했다. 정도전과 손을 잡았고 토지개혁을 실시했다. 위화도 회군 명분 때문에 사대교린 정책을 펼쳤으나 한때 요동정벌을 추진했을 정도로 진취적이었다. 그러나 계유정난(1453)과 중중반정(1506), 인조반정(1623)을 거치면서 백성과 나라를 위한 정치는 조금씩 권력과 명분을 위한 정치로 바뀌었다. 
 
백성을 살피던 성리학도 사대를 위한 이념이 되었다. 당파 싸움이 오죽 심했으면 퇴계 이황의 수제자 김성일(1538~1593)조차 임진왜란을 앞두고 임금에게 거짓 보고를 했을까. 당파 싸움은 동서고금에서 두루 보이는 병폐였다. 당파 싸움에서 이겨 오랫동안 득세한 노론은 이완용과 이지용, 박제순, 이근택, 권중현 등 을사오적을 낳았다.
 
국민의힘은 고민해야 한다. 내부 총질 없는 단일대오 국민의힘을 만들겠다? 12.3 비상계엄으로 탄핵된 윤석열을 비판하지 말란 뜻이다. 윤석열은 김건희 특검법을 막겠다고 계엄군으로 하여금 국회와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게 했다. 그러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사망한 법치주의를 살려내 이재명 재판을 재개하고 더불어민주당의 국회발 내란과 싸워 승리하겠다”고 외쳤다. 국민과 나라를 외면한 당파 싸움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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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 없는 경제전쟁에서도 국민의힘은 아군을 헐뜯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2일 대통령을 향해 무역협상에서 서명조차 하지 못했다고 비꼬았다. 일본이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서명했는데 왜 한국은 서명하지 않았냐는 비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총 3500억 달러(약 486조원)을 투자하되 미국에 수익금을 절반 이상 넘기는 문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야당은 미국의 억지 주장을 비판하기는커녕 오히려 국익을 지키려는 대통령을 헐뜯었다.
 
폭군의 셰프에서 제산대군은 야망을 가졌다. 바보 행세를 하면서 극악무도한 짓을 서슴지 않는다. 조카인 임금 이헌에게 희대의 요녀 강목주를 바쳤고 어머니 복수를 부추기면서 호시탐탐 반란의 기회를 노렸다. 윤석열의 거짓말과 폭정을 모른척하며 당권과 공천에 집착하던 국민의힘 기득권 세력과 닮았다. 국민의힘이 국익보다 대통령 비판에 몰두하듯 제산대군 세력도 국익보다 임금을 궁지에 몰아넣는 데만 집중했다. 
 
한국사를 살펴보면 우리 조상이 만든 나라는 내부 분열로 무너졌다. 고조선은 기원전 108년 한(漢)과 전쟁에서 멸망했다. 참은 부하를 시켜서 우거왕을 죽였다. 백제는 660년 예식진의 배신으로 의자왕이 포로가 되면서 멸망했다. 고구려도 668년 막리지 연남생이 당(唐)에 항복하면서 나라를 뺏겼다. 조선도 1910년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 을사오적 세력 때문에 무너졌다. 
 
“노상원 수첩이 현실로 성공했더라면 이재명도 저 정청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연설할 때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망언을 내뱉었다. “그렇게 했으면 좋았을 걸.” 내란 기획자로 알려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수첩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등을 체포해서 살해하려는 구상이 적혔다고 알려졌다. 참과 예식진처럼 나라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겠다는 뜻일까?
 
믿고 싶지 않지만 국민의힘 지도부가 바라는 대한민국은 이렇다. 탄핵된 윤석열이 보낸 계엄군이 이재명과 정청래를 처단하고, 제2의 외환위기를 낳을지 모르는 무역협상 문서에 서명하고, 내부 총질 없는 단일대오로 윤어게인을 이룬다. 눈앞의 이익을 좇다가 큰 것을 놓쳐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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