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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42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금융권과 대기업 현장에서는 희망퇴직이 확산되고 있다. 주가와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은행·보험은 물론 유통·제조업 전반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동시에 진행되며 고용 불안이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과 보험사를 가리지 않고 희망퇴직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40대로 내려왔다는 점이다. 과거 정년을 앞둔 직원 중심이던 구조조정이 이제는 한창 일할 나이의 중견 직원까지 포함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15일부터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부지점장 이상(근속 15년 이상)뿐 아니라 40대 일반 직원까지 대상에 포함됐다. 지급 조건은 월 기본급 기준 최대 31개월치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18~21일 만 40~56세,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최대 28개월치 임금을 제시했다.
KB손해보험은 이달 중 만 51세 이상 또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최대 36개월치 급여와 생활안정자금, 전직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조건만 보면 ‘파격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금융권 내부에서는 “이 정도면 한 번쯤 고민해볼 만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5대 은행의 임직원 수는 7만1548명으로 1년 전보다 1000명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영업점 수도 161곳 감소했다. 모바일 뱅킹, AI 상담, 자동화 심사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은행은 더 이상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조직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상황은 더욱 직설적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하반기, 창사 74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대상은 45세 이상, 근속 15년 이상 직원으로 기본급 기준 24개월치가 지급된다. 롯데푸드, 롯데호텔, 롯데면세점도 올해 들어 잇달아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마트는 올해 하반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사적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특히 대상 범위가 대리급(입사 3~5년 차)까지 내려왔다는 점에서 충격이 컸다. 조건은 기본급 20~40개월치지만, 재취업까지 걸릴 시간을 고려하면 결코 넉넉하다고 보기 어렵다.
SSG닷컴과 G마켓은 올해, 세븐일레븐은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온라인·편의점 업계까지 구조조정 행렬에 합류했다. 유통업은 전통적으로 경기 방어주로 분류돼 왔다. 지금의 구조조정은 단순한 온라인 전환 문제가 아니라 내수 경제 전반이 식어가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이 같은 흐름은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제철은 올해,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LG화학은 올해 들어 석유화학 부문 적자가 지속되며 인력 효율화에 나섰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올해 TV 사업부를 중심으로 인력 재배치를 진행 중이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올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게임업계에서는 NC소프트가 올해 자회사를 폐업시키며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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