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고물가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햄버거와 저가 커피를 중심으로 한 가성비 식음료 시장이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외식 전반의 가격 부담이 커지자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만족도가 높은 메뉴로 소비 패턴을 옮긴 영향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맥도날드는 2024년 매출 1조25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고, 지난해에도 비슷한 성장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중장기 목표로 매출 2조 원 달성을 제시하며 점포 효율화와 메뉴 경쟁력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롯데리아 역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운영사 롯데GRS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8000억원을 웃돌았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다시 ‘1조 원 클럽’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영업이익도 이미 전년도 연간 수치를 넘어서는 등 수익성 회복 흐름이 뚜렷하다. 기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해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햄버거 브랜드가 불황 속에서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가성비 외식’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순댓국이나 짜장면, 분식류 등 대중적인 외식 메뉴 가격이 이미 1만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햄버거 세트는 여전히 5000~7000원대에 형성돼 있다. 비교적 단순한 조리 공정과 높은 회전율 덕분에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주요 햄버거 브랜드들은 런치 할인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주문 혜택 등을 앞세워 체감 가격을 낮추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직장인 점심 메뉴 평균 가격이 1만 원대 초반을 넘어서면서 햄버거가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로 떠올랐다”며 “가격 안정성이 매출 증가로 직결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 커피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제 원두 가격 상승과 고환율 여파로 커피업계 전반의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저가 브랜드들은 오히려 점포 수를 늘리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최근 전국 매장 수 4000개를 넘어섰고, 컴포즈커피와 빽다방 역시 가맹점을 빠르게 늘리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스타벅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4000원대 후반에 형성된 것과 달리, 저가 브랜드들은 2000원 안팎의 가격을 유지하며 접근성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경기 회복이 더뎌질수록 불황형 소비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햄버거와 저가 커피를 중심으로 한 가성비 식음료 시장의 성장 흐름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 물가 상승이 구조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메뉴를 찾는 흐름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햄버거와 저가 커피를 중심으로 한 가성비 식음료는 당분간 외식 시장에서 핵심 성장 축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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