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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의 28일 총 파업 예고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버스 노조와 서울시·운수회사 간의 갈등의 주요 쟁점은 통상임금의 범위·임금협상 문제다.
노조 측은 작년 대법원이 내린 한화생명보험 판례에 따라 “통상임금의 범위를 상여금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종 수당을 산출해 향후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같이 확대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과거 지급된 수당을 소급 계산해 그 차액을 ‘미지급 임금’으로 규정하고 이를 수령하기 위한 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통상임금은 소정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기로 한 금품으로 수당과 퇴직금의 산정 기준이 된다. 통상임금이 올라가면 각종 법정 수당 등도 함께 오른다.
버스노조는 2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법원은 작년 12월 한화생명보험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며 이를 근거로 “버스 운전기사들이 받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사측과 임금협상을 할 것이며, 이와 별도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아 그동안 각종 수당 지급에서 불이익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낮게 책정된 통상임금 때문에 ‘미지급 임금’이 발생했으므로 이를 수령하기 위한 소송도 별도 진행 중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노조 측은 “운전기사들이 이미 고연봉을 받고 있는데 또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기사의 급여는 휴일·야간 근로수당 등을 모두 합한 것이다. 지금보다 적게 벌더라도 임금을 현실화해 남들처럼 주5일 근무를 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했다.
노조 측은 또 “일이 쉽고 고연봉이면 사람 구하기도 쉽고 누구나 다 이 일을 하려고 할 것이다. 그만큼 힘들고 회사에서 요구하는 규정을 지키지 못했을 때 하루에 50만원 임금 차감 등의 불이익이 있는 등 고충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운수회사 측과 계속 논의를 하고 있으나 협상이 쉽지 않다”면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정당하게 주장하는 것이다”고 했다.
덧붙여 “서울시는 상여금을 없애거나 상여금을 성과급으로 변경하고 기본급·수당 구성만 재조정해서 임금 총액은 그대로 유지하려 한다. 그 이후에 임금인상률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임금 협상은 기존 임금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상식이다”라며 “그런데 노조는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임금 협상을 하자고 한다. 신의성실에 반하고 상식적이지도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는 것 그 자체로 이미 15% 인상 효과가 있다. 최소 15% 인상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노조가 제시한 임금 동결에서 8%인상안까지 고려해 보면 최대 23%까지 인상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조에서 이야기하는 한화생명보험 대법원 판결은 서울 시내버스의 사례도 아니고 이를 꼭 대한민국의 전체 사업장과 근로자에게 즉시 적용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없다. 그저 노조에서 협상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제시하는 카드에 불과하다”고 대응했다.
또 시 관계자는 “노조가 주장하는 ‘미지급 임금’은 소송은 당사자인 노조·운수회사의 몫이며 판결 결과에 따라 절차를 이행하면 된다”면서 “소송과 임금체계 협상은 별개의 문제이다. 소송은 당사자들끼리 하면 된다. 그것은 과거의 일이고 서울시와 노조가 협상하려는 임금체계 조정안은 미래의 일이다. 이 둘은 다른 이야기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공 버스요금 특성상 적자는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라 말하며, 서울시가 세금으로 이를 보전해 주는 현재의 ‘준공영제’ 시스템을 언급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서울 시내버스에 연간 5000억 원 정도의 세금이 지원되고 있는데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면 최소 8000억 원 규모의 세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300억 원가량의 세금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노조는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하고 이를 근거로 각종 수당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과거 지급된 수당의 차액을 미지급 체불 임금으로 규정하고 이를 받기 위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 주장의 근거는 작년 12월의 대법원 판례이다.
시는 통상임금 관련 소송과 임금 협상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준공영제 시스템 특성상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면 연간 300억 원가량의 세수가 추가로 필요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버스노조가 예정대로 28일 파업을 단행할 경우 부산·인천·경기 버스노조 등도 동시 파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를 대비해 가능한 구간은 전세버스를 빌려서 셔틀 운행을 하거나 지하철·자율버스 운행의 증차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마지막까지 파업 대신 노조 측과 협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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