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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 참모장 대리 겸 사령관 직무대행에 학사장교 출신 편무삼(56) 육군 준장이 발탁됐다. 방첩사 수장 자리에 육사 출신이 아닌 학사장교 출신이 오른 것은 처음으로, 정부가 예고한 강도 높은 방첩사 개혁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방첩 업무가 국가안보의 ‘면역기능’으로 불릴 만큼 군 내부 보안과 간첩 활동 차단, 방산 스파이 대응을 담당해온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를 해체하거나 기능을 분산하겠다는 구상은 “군 실체를 모르는 발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방부는 17일 “18일부로 방첩사 직무대리를 이경민 육군 소장에서 편 준장으로 교체할 예정”이라며 “이 소장은 육군으로 원복 조치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여인형 전 사령관 직무정지 이후 이 소장이 직무대리를 맡아왔으나, 이번 인사로 지휘권이 교체된다.
편 준장은 공주고와 광주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학사장교 26기로 임관했다. 제2작전사령부 작전계획처장·작전처장, 제7공수특전여단장을 지냈으며 최근에는 서울대 정책연수를 받고 있었다. 방첩사령부 지휘관직은 전통적으로 육사 출신 중장·소장이 맡아온 만큼, 이번 인사는 조직 내부 기득권을 흔들려는 의도가 읽힌다.
문재인정부는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을 추진하며 학군장교 출신 남영신 당시 중장을 기무사령관에 임명한 바 있다. 이번에도 유사한 맥락에서 ‘육사 중심 인사 구조’에 균열을 내는 결정으로 평가된다.
편 준장이 방첩사 사령관 직무대행에 오르며 개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존 방첩사 체계는 참모장이 소장, 사령관이 중장이 맡아왔다. 편 준장이 올 하반기 인사에서 소장으로 진급해 정식 사령관에 임명될 경우, 방첩사는 소장급 부대로 격하된다. 국정기획위는 방첩사 폐지를 과제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방첩 기능만 유지하고 수사·보안 업무는 조사본부와 국방정보본부 등으로 이관할 가능성이 크다. 지휘권 강화를 위해 준장급 보직 일부가 교체될 것으로 보이며, 12·3 비상계엄 관련 조사로 공석인 보직도 있다.
이는 정부가 밝힌 방첩사 기능 축소 및 개혁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지난 13일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역할을 한 방첩사를 폐지하고 필수 기능은 분산 이관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방첩 기능은 방첩사에 남기되,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 및 각 군으로 이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방첩사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조 운영 등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방첩사 개혁을 내세웠고, 이번 인사는 그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는 평가가 군 안팎에서 나온다. 국방부는 “편 준장은 현 시점에서 방첩사 조직 안정을 위한 적임자”라며 “방첩사와 관련된 현안 업무들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판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과거 정보사령부 근무 예비역 소식통은 통화에서 “방첩 업무는 국가안보의 면역기능과 같아 이를 해체하는 것은 간첩들에게 나라를 열어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관 대상 부서는 전문 역량이 부족해 임무 범위만 과도하게 확대될 수 있다”며 “정보보안만 해도 국방정보본부, 육군본부, 방첩사가 맡는 영역이 달라 이를 억지로 나누면 인사 문제와 훈령 재·개정 등 막대한 혼란이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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