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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1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소환했다. 지난달 2일 1차 조사 이후 한 달 반 만으로, 특검은 한 전 총리의 계엄 가담 여부를 정조준하며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를 뒷받침한 ‘정치·행정 라인’에 대한 신병 확보가 수사의 마지막 고리로 꼽힌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있는 내란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그는 취재진이 “계엄 가담 혐의를 인정하느냐”, “계엄 문건을 챙기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는데 입장은 무엇이냐”고 물었지만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은 국무회의 부의장이자 대통령의 제1 보좌기관이었던 한 전 총리가 헌법적 책무를 다했는지, 오히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를 방조했는지를 집중 추궁할 예정으로, 박지영 특검보는 전날 “국무총리의 역할과 형사책임의 연관성을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후 계엄문·위증·국회 표결 방해 의혹
한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이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에 작성·폐기한 ‘허위 계엄문’에 서명한 뒤 폐기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도 이 과정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또 그는 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 “계엄 해제 국무회의 전까지 계엄문을 몰랐다”, “양복 뒷주머니에서 나중에 발견했다”고 진술했지만, 특검이 확보한 대통령실 CCTV에는 한 전 총리가 직접 계엄 문건을 챙기는 장면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위증 혐의도 적용됐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당일 밤(12월3일) 11시12분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화한 정황도 주목하고 있다. 국회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하기 위해 야당 원내대표실과 조율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참고인 조사에서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 대신 원내대표실에 있었다”며 “표결 방해 행위가 있었다고 본다”고 증언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소환 조사가 사실상 구속영장 청구 직전 단계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한덕수 전 총리가 국정의 2인자로서 불법 계엄 사태를 제지하기는커녕 오히려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고 계엄문에 서명까지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범죄의 중대성이 명백하다는 이유다. 법조계에선 특검이 이번 조사를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특검은 사실관계를 살펴본 뒤 결정할 사안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내란 특검은 이미 한 전 총리 자택과 국무총리 공관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을 잇따라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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