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6º
습도 55%
대전 26º
습도 70%
전주 23º
습도 80%
)
국내 생활업종 사업자 수가 소폭 늘었지만 업종별로는 뚜렷한 명암이 갈리고 있다. 특히 온라인 판매와 숙박업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외식과 전통 소매업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9일 국세청 ‘100대 생활업종 동향’을 분석한 결과 7월 말 기준 국내 생활업종 사업자 수는 310만3362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1.4% 증가했다. 물가 부담과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일부 업종에서 창업이 늘어나면서 전체 규모를 소폭 끌어올린 셈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통신판매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사업자 수는 66만6247명으로 전년 대비 6.0% 늘며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큰 덩치를 자랑했다. 1인 가구 확대와 모바일 쇼핑 확산, 비대면 소비 확대가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비자 접근성이 뛰어난 온라인 플랫폼은 창업 문턱이 낮고 수요가 꾸준해 앞으로도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숙박업에서도 괄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났다. 펜션·게스트하우스 사업자는 3만3884명으로 1년 새 12.5% 급증했다. 이는 조사대상 100대 생활업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여행과 레저 수요가 회복되면서 지방 관광지를 중심으로 창업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도권과 강원·제주 지역에서는 신규 펜션 등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반면 전통적인 외식업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식음식점은 40만9300명으로 전년보다 0.7% 줄었다. 분식점과 패스트푸드점도 각각 4.7%, 1.0%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플랫폼 확산과 소비 양극화, 원재료 가격 부담 등이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된 영향이다.
소매업 역시 침체 기조가 이어졌다. 옷가게 사업자는 8만816명으로 전년 대비 4.6% 감소했고, 화장품가게는 3만6278명으로 5.4%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신발가게와 식료품가게도 각각 5% 안팎의 감소율을 보이며 전통 소매업의 어려움을 반영했다.
지역별로는 창업 활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도 나타났다. 경기 양주시는 전년 동월 대비 9.8% 증가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사업자 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김포시와 인천 연수구도 각각 8.2%, 7.4% 늘었다. 수도권 외곽과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세부 업종을 보면 장난감가게가 7.9% 증가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채소가게와 서점, 과일가게 등 생활 밀착형 업종도 소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PC방, 호프주점, 신발가게 등은 여전히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며 구조조정 압력에 직면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생활업종의 이 같은 흐름을 “산업 전환기의 단면”으로 본다. 온라인 판매와 숙박·여행업은 사회적 트렌드와 맞물려 성장 동력을 얻는 반면, 외식과 소매업은 인구구조 변화와 소비 패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면서도 동시에 차별화된 경험을 추구하고 있다. 단순히 음식을 파는 외식업보다는 콘셉트와 체험을 결합한 매장에 발길이 몰리고, 소매업 역시 온라인에서 충족하기 어려운 체험적 요소가 있어야 생존이 가능하다.
결국 이번 통계는 온라인 중심의 유통 재편과 관광·레저 업종의 성장, 그리고 전통 소매·외식업의 위축이라는 뚜렷한 흐름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생활업종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는 만큼, 창업자들은 업종 선택 시 장기적 성장성과 지역 상권 특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