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사들] 경영 복귀 후 신사업 총괄 어진… 종합헬스케어 전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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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 어진 안국약품 대표이사 부회장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07 18:00:19

▲ 안국약품 본사 건물(왼쪽)과 어진 안국약품 대표이사 부회장. 안국약품

국내 대표적인 전통 제약사 중 하나인 안국약품은 고(故) 어준선 명예회장이 1959년 창업해 ‘우수의약품 개발을 통한 인류 건강과 행복 실현’이라는 이념을 바탕으로 국민 건강을 위한 우수 의약품 개발, 보급에 노력해왔다.

눈 영양제(시력 개선제) ‘토비콤 에스’ ‘토비콤 골드’ 등 일반의약품(OTC) 위주 영업을 펼치다 2000년 의약분업 이후 레보텐션(순환기용제), 시네츄라(호흡기용제), 레토프라(소화기계) 등 전문의약품(ETC)으로 비중을 강화하며 중견 제약업체로 성장했다.

이후 전통적인 제약사 틀 안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하에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변모를 시도했다. 이와 관련 2020년 ‘2030 뉴비젼’을 발표하면서 삶의 질을 높여주는 K헬스기업으로 도약한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또한 그해 11월 얼라이브코어코리아와 손잡고 개인용 심전도(ECG) 측정 의료기기 '카디아모바일' 판매 협력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2022년 2월에는 디지털헬스케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7월 전담팀으로 승격시켰고 뷰노와 인공지능(AI) 기반 안저 영상진단 설루션 ‘뷰노메드 펀더스 AI’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공급 계약도 맺었다. 이를 통해 당뇨병성 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 등 주요 망막질환 진단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의료 AI 설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22년 11월에는 대우제약과 안구 건조증 치료제에 대한 공동 개발 계약 체결로 신규 파이프라인을 확장해 레마미피드 성분을 활용한 안구건조증 치료 개량 신약을 개발 중이다. 올해 임상 3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면서 상업화된다면 안구건조증 환자의 치료 니즈를 충족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컬 소재사업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21일 소프엔티와 전략적 투자와 함께 메디컬 소재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력은 안국약품이 기존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계를 넘어 메디컬 소재 시장으로의 첫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최근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서는 의료기기와 치료재료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고기능성 소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소프엔티의 나노섬유 기반 메디컬 소재는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여러 응용 분야에서 성능과 혁신성을 입증하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안국약품의 신사업을 총괄하는 어진 대표이사 부회장은 어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서울 경성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터데임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대신증권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아버지의 가업을 잇고자 1992년 안국약품에 입사했다. 기획실 실장, 총무담당 이사를 거치면서 경영 수업을 받은 후 1998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16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해 승승장구했지만 불법 리베이트,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 임상시험 등과 항혈전 응고제 개발 과정 비임상시험 결과 데이터 조작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으면서 어려움에 처했다.

이후 2022년 대표이사직과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하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으나 1년 만에 사내이사 부회장으로 복귀해 신사업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사내이사를 유지하면서 불법 임상시험 혐의로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8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지난해 10월 출소했다. 11월에는 출소 1개월 만에 대표이사직에도 복귀했다.

경영 복귀 이유 중 하나로 순수한 경영 목적도 있지만 160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 절감 의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어 부회장은 어 명예회장으로부터 2022년 안국약품 지분 20.35%(약 260억 원 상당)를 상속받아 총 43.22%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됐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활용해 상속세를 공제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업상속공제란 10년 이상 영위한 중소기업 등을 상속인에게 정상적으로 승계한 경우 최대 600억 원까지 상속 공제를 통해 가업승계에 따른 상속세 부담을 덜어 주는 제도다.

한편 어 부회장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소재 압구정현대1·2차 한 호실을 2009년 4월 23억8000만 원에 매입했다. 해당 호실은 공급면적 172.62㎡(약 52.21평), 전용면적 160.28㎡(약 48.48 평)로 최근 실거래가는 올해 6월 매매된 98억 원이다.

1976년 입주한 압구정현대1·2차는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이 가까운 역세권 단지다. 차량으로는 동호대교, 성수대교, 올림픽대로 등을 통해 이동이 편리하다. 또한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로데오거리, 신사동가로수길 등 쇼핑 시설도 가깝다.

교육 시설로는 압구정초·중·고가 도보권에 있으며 신사중, 신구중, 청담중·고 등 강남 8학군으로 꼽히는 명문학교가 근처에 있다.

압구정현대1·2차가 속한 압구정 3구역은 압구정동 369-1 일대 39만187.8㎡ 규모로 최대 재건축 대상지다. 총 사업비는 7조 원으로 대규모 공사가 예상된다.

최고 70층, 5175여 가구의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며 임대 주택 650가구를 제외하고 분양 물량만 4525가구라는 높은 사업성 덕분에 대형 건설사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내년 정비계획이 고시된 이후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동원 기자 d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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