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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의 소년기 흉악범죄 전력을 국가가 공식 검증하고 국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배우 조진웅의 과거 범죄 의혹이 논란 끝에 은퇴로 이어지면서, 공직자 역시 엄정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7일 나 의원실은 ‘공직자 소년기 흉악범죄 조회·공개법’ 제정 및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나 의원실은 “소년범 기록이라는 이유로 살인·성폭력 등 중대한 범죄 전력이 공직 검증 과정에서 제외되는 것은 공정에 맞지 않는다”며 “사회적 논란을 제도적으로 해소하겠다”고 설명했다.
법안은 대통령·국회의원·시·도지사 후보자, 일정 직급 이상 고위공무원, 국가 최고 등급 정부포상·훈장 수여자 및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의 소년기 중대 범죄 관련 보호처분, 형사 판결문 또는 결정문 존재 여부를 국가기관이 공식 조회·확인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기존 검증 체계가 선거 후보자에만 적용됐던 것과 달리, 법 시행 당시 이미 재직 중인 공직자 전원도 동일한 기준으로 검증받도록 했다. 최고 등급 정부포상·훈장 수여자도 검증 대상에 포함되며, 뒤늦게 중대한 소년범죄가 확인되면 포상·훈장을 취소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에는 대통령 등 선출직 후보자가 금고 이상 범죄경력증명서 외에도 ‘소년법상 중대한 범죄 관련 보호처분 및 판결문 존재 여부’를 선거공보에 의무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다. 중앙선관위는 경찰청·법원 등에 공식 조회를 요청해 사실 여부를 미리 검증한다.
아울러 소년법 개정을 통해 △살인·존속살해 △강도·강도상해·강도살인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 등 중대한 성폭력 범죄 △방화 △중상해 △약취·유인·감금 △중대 마약류 범죄 등을 ‘중대한 범죄’로 명확히 규정한다.
반면 경미한 재산범죄나 일상적 청소년 비행 등은 대상에서 제외해 과도한 낙인 우려를 줄였다. 소년기 판결문은 공직 검증 목적에 한해 열람할 수 있으며, 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경우 처벌 규정을 신설해 개인 신상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번 법안은 배우 조진웅이 고교 시절 범죄 의혹이 제기된 뒤 은퇴를 선언하면서 촉발된 ‘소년범 기록 공개’ 논쟁이 정치권으로 확산된 가운데 나왔다. 조진웅은 소년원 수감설과 성폭력 범죄 의혹이 제기되자 일부 사실을 인정했으나, 성폭력 혐의는 부인하며 연예계 은퇴를 밝혔다.
나 의원은 “소년법의 취지는 교화와 재사회화에 있으나, 국가 최고위 공직과 최고 영예만큼은 국민 앞에 더 높은 도덕성과 책임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살인·강도·성폭력처럼 중대한 범죄를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평생 사각지대에 두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나 의원실은 법조계·학계 의견 수렴을 거쳐 조만간 공식 발의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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