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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는 할머니와 화투(꽃그림이 그려진 투전이라는 뜻으로, 계절에 따라 꽃이나 풀 따위가 있는 풍경을 그려 넣은 딱지 모양의 놀이 도구) 놀이를 많이 했다. 흔히 민화토(그 당시에는 할머니들이 모두 ‘화토’라고 했다)를 치고, 아버지와 형제들 간에는 육백을 치고, 친구들과는 고스톱을 쳤다. 고도리라고도 한다. 아무튼 화투 놀이도 종류가 상당히 많다. ‘섰다’는 거의 노름 수준이었다.
게임을 하다가 뭔가 불안하면 슬쩍 판을 엎기도 하고, 판이 깨지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면 그 판은 무효가 된다. 예를 들면 장수(張數)가 부족하거나 순서가 뒤바뀔 경우에 판이 잘못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파투’가 났다고 한다.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화투’를 ‘화토’라고 발음하다 보니 ‘파투’도 ‘파토’로 발음하는 친구들이 많다. 친구들을 만나면 모두 ‘파토’라고 발음한다.
정리하면 ‘파투’는 ‘화투 놀이에서, 잘못되어 그 판이 무효가 됨’을 의미하는데, ‘파토’는 잘못된 발음(표현)이다. 예문을 통해 보자. “옆집 총각은 결혼이 파투가 나자, 이사를 갔다”, “삼촌은 화투판에서 질 것 같으니까 비겁하게 파투를 내었다”와 같이 쓴다. 한자를 모르던 시절에는 그냥 써 왔지만, 의미를 알고 보면 화투(花鬪)와 파투(破鬪)가 맞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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