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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국내외 경제전망이 좋지 않다는 암울한 소식이다. 국내 대기업 10곳 중 6곳은 내년 투자계획이 없거나 아직 수립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의 ‘2026년 투자계획’에 따르면 기업 59.1%가 내년 투자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투자계획이 없다고 한다. 43.6%는 ‘투자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고, 15.5%는 ‘투자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내년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40.9%에 머물렀다. 기업들이 투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투자계획이 없다는 이유로는 부정적인 경제전망(26.9%), 고환율과 원자재 상승 리스크(19.4%), 내수시장 위축(17.2%) 등을 꼽고 있다. 투자 리스크로는 관세 등 보호무역 확산 및 공급망 불안 심화(23.7%)와 미·중 등 주요국 경기 둔화(22.5%), 고환율(15.2%) 등이다.
대부분 해외 변수들로서 불가항력적 요소들이 적잖다. 주목되는 바는 국내 투자 애로 요인이다. 기업들은 세금 및 각종 부담금 부담(21.7%), 노동시장 규제·경직성(17.1%), 입지 및 인허가 투자 관련 규제(14.4%) 등을 꼽고 있다는 점이다. 한경협은 구체적으로 법인세율 전 과세표준 구간 1%p 인상, ‘노란봉투법’ 시행, 정년 연장 논의 등을 투자 부담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누적돼 대기업들마저 경영에 적신호가 들어온 지 오래다. 미국의 ‘관세 폭탄’과 오랜 기간 이어진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이 초래한 복합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예컨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인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대기업마저 두 배 이상 늘어난 게 뒷받침하고 있다.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반면, 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은 증가한 것이다. 특히 최근 3년 연속(2022~2024년)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좀비 기업’도 20곳이나 됐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2021∼2024년 4년간 비교 가능한 302곳의 매출액·영업이익·이자비용을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대기업의 214곳(70.9%)은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했으며, 개선된 기업은 88곳에 불과했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이하 대기업은 2021년 34곳(11.3%), 2022년 44곳(14.6%), 2023년 59곳(19.5%), 2024년 73곳(24.2%)으로 4년간 2배 이상 늘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것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이면 영업에서 번 돈으로 이자를 갚으면 남는 돈이 없다는 뜻이다.
대기업에도 한계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기업 부채 부담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비금융 기업 부채는 10년도 안 돼 1000조 원 이상 불어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 비중은 93.1%에서 112.2%까지 늘어났다. 기업 부채는 양적 관리뿐만 아니라 질적 관리가 중요하다. 한계기업에 대한 별도의 채무 관리 방안 마련이 요청된다.
어느 때보다 기업의 활로를 열어주는 정부와 국회의 지원이 긴요하다. 원자재값 급증에 금융비용 등 이·삼중 고충을 겪는 기업에 대해 보다 폭넓은 뒷받침을 해야 한다. 또한 환율 안정 노력과 첨단산업에 대한 세제지원, 규제 개선, 노란봉투법 개정 같은 기업친화적 정책 수립으로 투자 활력을 높이는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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