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감시·제도 동시개편”...자본시장 구조개혁 성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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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불공정거래 조사 강화 성과…PEF·공매도 규제 보완 추진

주경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8 12:59:07

금융감독원이 자본시장 신뢰 회복과 기능 정상화를 위한 제도개선 성과를 중간 점검하며 향후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공시제도 정비와 불공정거래 대응, 기관투자자 책임 강화 등은 이미 시행 중이고 공매도 규제 보완과 외국인 투자제도 개편은 후속 조치로 이어질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27일 ‘자본시장 변화와 혁신을 위한 그간의 성과 및 향후 계획’ 자료를 발표하면서 2022년 이후 추진된 주요 제도개선 현황과 남은 과제를 구체화했다. 금감원은 지배구조 개선과 시장질서 확립, 효율성 제고를 기준으로 과거 조치와 향후 계획을 점검했다.

핵심성과 중 하나는 지난 2월 도입한 ‘유상증자 중점심사제도’다. 기업 자금조달 과정에서 일반주주 권익이 훼손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금감원은 일정 기준 이상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해 공시사항을 집중 점검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도입 이후 4월까지 유상증자 16건 중 14건이 중점심사 대상에 선정됐고, 이 중 12건은 재무상태가 부실한 한계기업이었다.

해당 기업들은 증자 당위성, 투자위험, 주주와의 소통 미비 등에서 정정요구를 받았고, 증자 관련 정보가 보다 구체화됐다. 향후 금감원은 중점심사 운영성과를 평가해 제도 전반을 보완하고, 기업 대상 설명회 등 소통 창구도 마련할 계획이다.

자본시장 내 주주권 강화를 위한 제도정비도 이어졌다. 올해 정기주총에서 상장사 42개사에 대해 소액주주 등이 제안한 121건의 주주제안이 이뤄졌으며, 자사주 소각 규모는 2021년 2.5조원에서 2024년 13.9조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금감원은 주주총회 내역의 공시투명성을 높이고, 행동주의가 장기 기업가치 제고와 연결되도록 시장 간담회 등을 지속하기로 했다.

자산운용사의 주주권 행사 실태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집계된 공모·사모펀드의 상장사 의결권 행사율은 91.6%, 반대표 던진 비율은 6.8%로, 전년 대비 모두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반대율이 20.8%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운용사들은 대부분의 안건에 무비판적으로 찬성표를 던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운용사들이 단순한 찬성 위주의 형식적인 의결권 행사를 반복하는 것이 아닌, 수탁자 책임에 따라 기업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6월 초 자산운용사 전반의 의결권 행사 현황을 공개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운영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할 예정이다.

불공정거래 대응 역량은 최근 3년간 평균 긴급조치 건수가 연 15건으로 늘어났으며, SG발 주가폭락 사태, MBK의 회생정보 은폐 사례에 대해 신속한 검찰 통보가 이뤄졌다. 조사부서 경쟁체제 도입, 특사경 증원, AI기반 조사시스템 구축 등 조사체계 전반에 대한 구조개편도 병행됐다.

향후 계획으로는 공매도 전산시스템의 정상운영 지속과 불법행위 엄정 대응이 중심이다.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 3월 11.2%에서 5월 3.3%로 안정화됐고, 과열종목도 4월 초 98건에서 5월 41건으로 줄었다. 단순 위규는 시정조치하되, 중대한 위반은 형사조치를 병행할 계획이다.

사모펀드(PEF) 부문에서는 사회적 책임 이행과 장기 경영의무 강화를 위한 검사기준 차등 적용 방안이 도입된다. GP 대상 연 5개 이상 검사를 실시하고, 레버리지 과도·내부통제 부재 등 구조적 리스크 요소를 중점 점검한다. 관련 제도 개선도 금융위원회와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외국인 투자제도 개편도 후속과제다. 등록제 폐지, 장외거래 신고완화에 더해 영문 공시 확대, 통합계좌 개설 요건 완화 등이 진행됐으며, 업계 의견을 반영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IR, 포럼 등을 통해 의견 수렴을 이어간다.

금감원은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불공정거래와 신뢰훼손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며 “기업은 투명한 공시와 책임 경영, 투자자는 합리적 투자 판단, 금융사는 신의성실 원칙을 기반으로 한 거래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주경준 기자 gjju@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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