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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 직원인 중국 태생의 미국인이 개인 용무로 중국에 갔다가 4개월째 출국금지 중이라고 20일(현지시간) 홍콩·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상무부 산하 특허상표청(USPTO) 직원인 중국계 미 시민권자 남성이 몇 달 전 만나러 중국에 갔으나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성명조차 나오지 않아 더욱 눈길을 끈다. SCMP는 이 상황에 정통한 소식원들을 인용해 그가 4월 쓰촨성 청두(成都)에 도착하자마자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 특허청 직원은 과거 여러 차례 친족 방문차 중국을 다녀간 바 있으며 미 육군 복무 경력도 있다. 청두에서 출국금지 당한 후 미 당국자와 함께 베이징으로 이동했으나 현재 소재지가 알려지지 않았다. 소식통들은 사유를 확인할 수 없지만 당국이 국가안보에 해롭다고 간주한 행동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접촉한 소식통들은 이 남성이 입국 비자 신청서에 미 정부 근무 사실을 빠트린 게 문제라는 추측을 내놨다.
WSJ에선 출국 금지당한 개인이 중국 내에서 이동하거나 자국 영사관 관계자·언론인 접견할 수 있으나 당국 감시를 받아야 하며 출국금지 해제까지 몇년 걸리는 경우도 있다면서, 미 특허청 직원처럼 현직 연방 공무원 출국이 금지된 사실을 “매우 이례적 일”로 지적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중국 분석 책임자와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 조지타운대 선임연구원은 SCMP에 “이런 일(출국금지)이란 기업인들에게 더 자주 일어난다. 미 연방 공무원이 이런 일을 당한 사례는 처음 본다”면서도 ‘상무부 직원이 정보수집 활동에 관여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상하이 출신 미국인 여성 마오천웨(웰스파고 은행 간부)도 몇주 전 중국에 들어왔다가 미확인 사유로 출국금지 당했다. 웰스파고에선 직원들 중국 출장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전문가와 전직 미 당국자들은 중국에서 출국금지 당한 미국인이 최소 수십명 있으며 대부분 중국계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가 21일 브리핑에서 미 상무부 직원의 출국금지에 대해 “제공할 만한 구체적인 상황이 없다. 법치국가 중국은 법에 따라 출입국 사무를 처리한다”고만 답한 반면 마오천웨 문제엔 비교적 상세한 설명을 내놨다. 궈자쿤 대변인은 “중국이 처리 중인 형사 사건에 연루돼 중국 법률에 따라 조사 중이므로 당분간 출국할 수 없으며 조사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등 서방 국가 시민을 겨냥한 중국의 출국금지 조치는 오랜 기간 외교적 마찰 요인이었다. 중국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미해결 민사사건에 연루됐거나 범죄 관련 수사 내지 재판 중인 외국인은 출국이 금지될 수 있다. 하지만 서방 당국자들과 인권단체들은 중국이 출국금지를 자의적인 강압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비판해 왔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중국이 반(反)간첩법을 강화하면서 시장 현황 파악 등 다른 나라에선 합법인 활동 때문에 기업 관계자가 간첩으로 낙인찍힐 우려가 커졌다.
WP는 또 “중국 태생 미국인을 중국인으로 간주하는 중국 특유의 경향”과 “이들에 대한 추가적 압박”을 짚었다. ‘핏줄 중시’가 강해 중국 태생 외국 시민권자에 대한 시각이 단순치 않다는 뜻이다. ‘중화민족 일원’임을 강조하며 고국 방문 시 편의를 제공하거나 경제교류·투자 유도를 하지만 특별한 기대를 하기도 한다. 중국계 미국인인 지아양 판 뉴욕타임스(NYT) 기자의 경우 중국 공권력·검열·인권 문제 관련해 비판적 시선을 녹인 기사로 중국 내 네티즌과 관영 매체에게 ‘배신자’로 찍혀 있다. 미 국무부에선 중국 출장·관광 시 ‘법 집행의 자의적 적용 여지’를 일깨우며 여행경보를 높였다. 지금까지 출국금지 중인 중국계 미국인이 약 50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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