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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음천’으로 소프 멘 우수 문학상(Thorpe Menn Literary Excellence Award)과 미국 독립출판도서상(Independent Publishers Book Awards)을 수상한 이매자 작가의 첫 시집 ‘내 옷장의 노래’가 출간됐다.
시집은 전통적인 서정의 온기 위에 모더니즘적 파편미를 겹겹이 쌓아 올린 71편의 시로 구성돼 있다.
한국전쟁의 상흔과 미국 이주, 학자로서의 여정을 바탕으로 “구름이 낙태한 빙하 쪼가리들”이나 “손가락 없는 돌고래의 손에서 노는 장난감”과 같은 충격적 이미지가 낯설면서도 생생하게 다가온다.
자유시·산문시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형식은 리듬감 넘치는 독서 경험을 선사하고 한국어와 영어를 병기한 이중 언어 배열은 국내외 독자 모두에게 이국적 감흥과 친근함을 동시에 제공한다.
“81살의 나이에 나는 현대시로 인해 더 젊어지고 있다”고 고백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나이를 초월한 예술혼의 불멸성을 증명한다.
“부엌일 하느라 치켜올린 낡은 스웨터의 소매— 가난으로 찌들으셨던 할머니의 쏙 들어간 배. 주름이 겹겹 늘어졌네 (…) 나의 플랫폼 구두- 로마 투사들의 샌들식으로 가죽끈이 발목을 칭칭 감고 올라간다. 연거푸 터져 나오는 쾌락의 신음” - ‘내 옷장의 노래’ 중에서
시구처럼 시인은 젊음이 문학계를 지배하는 시대에, 평생의 경험과 현대적 존재에 대한 예리한 인식으로 나이에 대한 기대를 거부한다. 단순히 세상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살며 영원히 젊음을 유지하는 정신으로 기꺼이 복잡성을 수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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