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통일교 1억 수수’ 혐의, 정국 격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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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국정농단 거래”…증거인멸 정황 제시 구속 필요성 강조
권성동 “금품 수수 전혀 없었다”…정치 보복 수사 주장
가결 시 국민의힘 지도부 리더십 시험대, 여야 협치 파장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0 15:21:06

▲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보고됐다. 특검은 이번 사건을 ‘국정농단’으로 규정하며 추가 범행 정황까지 제시했지만, 권 의원은 결백을 주장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 의원 체포동의안은 9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국회의장은 보고 후 24~72시간 이내 표결에 부쳐야 한다. 이날 송언석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로, 표결은 이르면 11일 이뤄질 전망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전날 권 의원 체포동의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며 이번 사건을 “유력 대선 주자의 최측근이 종교단체와 이해관계를 맞바꾼 국정농단”으로 규정했다.

특검은 체포동의요구서에서 권 의원은 2022년 1월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윤영호 당시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현금 1억 원을 직접 수수했다. 특검은 △당일 촬영된 현금 사진 △윤 전 본부장의 진술과 다이어리 기록 △권 의원에게 발송된 문자메시지 △동석자에게 보낸 “권 의원에게 금품을 지원했다”는 메시지 등을 핵심 증거로 제시했다.

특검은 “권 의원이 국가 예산과 조직 등 공적 자원을 사적 이해관계에 활용했다”며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와 연계된 금품 수수 의혹을 밝히는 등 ‘거대한 실체’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권 의원이 1억 원 외에도 추가 정치자금을 받은 정황에 수사의 무게를 두고 있다. 권 의원이 통일교 행사와 각종 현안을 지원하도록 정부에 청탁받았고, 실제 윤석열 정부가 일부 지원을 했다는 정황도 적시됐다.

권 의원이 윤 전 본부장 수사 착수 이후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차명폰을 사용해 공범과 연락했으며, 비서관을 통해 수사 상황을 확인하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밝혔다. 특검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크다”며 구속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반면 권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저는 건진법사나 통일교 관계자와 금품 수수 사실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고, 관여하거나 개입한 바도 없다”고 강조했다. SNS를 통해서도 “통일교 측에 어떠한 수사 정보를 전달한 적도, 금품을 수수한 사실도 결코 없다”며 “정치 보복적 수사에 굴하지 않고 법정에서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송언석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듣고 있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성동 의원은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며,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 찬성 시 가결된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의석만으로도 가결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표결 대응을 두고 고심 중이다. 장동혁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당론으로 정해진 바 없다”며 자율투표 가능성을 시사했다. 권 의원 본인도 불체포 특권 포기 의사를 밝힌 만큼, 야권에서는 보이콧보다는 정면 대응이 낫다는 후문이 이어진다.

권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경우 여야 관계는 다시 긴장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여야 대표 회동에서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협치를 강조했지만, 국민의힘 의원 구속 표결로 정치 복원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홍석준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처음부터 불체포 특권 뒤에 숨지 않고 당당하게 수사에 임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권 의원 역시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만큼 표결 결과와 상관없이 당당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체포동의안 가결 여부는 국민의힘 의사와 무관하게 민주당의 결정에 달려 있는 사안”이라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장동혁 지도부 리더십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오히려 당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무리한 특검·수사에 맞서 투쟁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익명을 요구한 한 야권 관계자는 본지에 “권성동 의원은 당내 입지가 워낙 크고 윤석열 정부 시절 핵심 인물로 꼽혔던 만큼 단순한 한 의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체포동의안 가결은 곧 장동혁 지도부의 장악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뜻이고, 내부 결속력이 흔들린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권 의원의 체포 여부는 당내 세력 균형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가결될 경우 지도부 리더십에 치명적인 흠집이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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