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뒤 폭염… 장바구니 물가 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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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4만 개 규모 농작물 침수…축산도 심각
정부, 물가 안정 선제 대응에 총력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23 11:31:08

▲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농작물 침수 면적은 22일 기준 2만9111헥타르(ha)로 집계됐다. ⓒ스카이데일리

전국적인 폭우가 지나고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면서 밥상 물가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집중호우에 이어진 폭염으로 농작물과 가축 피해가 겹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농작물 침수 면적은 22일 기준 2만9111헥타르(ha)로 집계됐다. 이는 축구장 약 4만여 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중 벼 피해가 2만5167ha로 가장 컸고, 논콩 침수 면적도 276ha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1만6710ha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고 전남(7757ha), 경남(3804ha) 순이었다.

가축 피해도 심각하다. 전국에서 약 17만 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구체적으로 △닭(148만 마리) △오리(15만1000마리) △메추리(15만 마리) △소(864마리) △돼지(775마리) △염소(223마리)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축사 파손 면적은 5.5ha로 집계됐으며, 이 수치는 각 지자체의 초동 조사 결과로 향후 변경될 수 있다.

문제는 이들 농축산물 상당수가 이미 이른 폭염으로 가격이 오른 상태라는 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2일 기준 수박 한 통의 평균 소매가는 3만116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5% 상승했다.

복숭아(백도)는 10개 기준 2만1554원으로 24.6% 올랐고, 배추는 1개에 5278원으로 한 달 전보다 45.8% 상승했다. 시금치(100g)는 2189원으로 25.8% 비쌌다.

이번 폭우로 채소·과일류의 하우스 시설이 파손된 데다, 다시 시작된 폭염으로 인해 △병충해 △짓무름 △일조량 부족 등의 2차 피해까지 예상되면서 농산물 가격은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이번 폭우 피해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름 휴가철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을 다음 달 6일까지 시행 중이다. 총 350억 원을 투입해 국산 농축산물에 20~3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유통업체의 추가 할인까지 더해 소비자는 최대 4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 명절에만 진행하던 전통시장 환급 행사도 여름철로 확대했다. 오는 8월 4일부터 9일까지 전국 130개 전통시장에서 국산 농축산물 구매 시 최대 2만 원까지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현장 환급 행사’가 열린다.

대형마트들도 이상기후에 대비해 공급망 안정화에 나섰다. 이마트는 저장성이 뛰어난 ‘아삭이 복숭아’와 해발 300m 이상 고산지에서 재배한 ‘산 수박’의 물량을 전년 대비 20~30% 확대해 가격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시설채소는 장마로 품질 저하가 발생하고 있지만, 강원 지역 노지채소 출하 증가로 판매 차질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마트는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한 충남 부여 등지 대신, 강원 양구·충북 어상천·경북 봉화 등 고지대 대체 산지에서 수박과 복숭아 물량을 선제 확보해 수급 불안을 최소화하고 있다. 특히 ‘씨적은 수박’을 중심으로 상품별 분산 전략도 병행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이상기후로 산지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산지 다변화와 물량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을 이어가는 동시에,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할인·프로모션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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