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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다시금 극우 성향의 이른바 ‘아스팔트 세력’과의 관계 설정 문제로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오는 8월 22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은 ‘탄핵 찬성 vs 탄핵 반대’, 이른바 ‘찬탄-반탄’ 프레임에 갇힌 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부상한 극우 아스팔트 세력과의 거리 두기 여부를 놓고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아스팔트 세력이 보수 정당 정치에 본격적으로 결합한 계기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저지하기 위한 거리 투쟁이었다. 이후 2018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체제에서 전광훈 목사 등과의 공조가 본격화됐고, 한동안 소강상태에 머물던 이들은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운동과 함께 ‘세이브코리아’, ‘여의도연합’ 등의 이름으로 다시 결집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공개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들과의 동행을 단절하지 못할 경우, 내란 및 극우 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동시에 대여(對與) 투쟁이라는 명분 아래 전략적 연대를 완전히 끊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극우와의 관계 정립은 단순한 선거 전략을 넘어, 당의 존재 이유와 생존 전략을 가를 중대 시험대로 떠올랐다. 오는 8월 전당대회는 이 같은 균열의 분수령이 될지, 혹은 본격적인 분열의 기점이 될지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당내 갈등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한 계기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입당과 관련된 논란이었다. 전 씨는 21일 채널A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선을 그을 수 있는가”라는 공개 질문을 던지겠다고 예고했다. 이 질문에 김문수 전 노동부 장관과 장동혁 의원이 “답하겠다”고 나서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당 안팎에서는 “극우 세력과 결별할 의지가 있는지를 시험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한동훈 전 대표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진극(진짜 극우) 감별사에게 기꺼이 감별받겠다고 줄서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후보들이 공개 질의에 응하는 것 자체를 “국민과 당원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해당 공개 질의 제안에 대해 날 “극우 감별사에게 출마 면접을 보는 광경 같다”고 비꼬며, “입당 두 달 만에 당 주인이 된 사람이 대표 경선 출마권까지 부여받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표현으로 풍자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정책이나 노선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아니라, 특정 세력의 눈치를 보는 이상한 충성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끊임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내란에 동조하고 헌정을 파괴한 세력이 당권을 장악하려 한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김현 의원을 단장으로 한 ‘극우 사이비 종교의 국민의힘 대선 개입 진상조사단’도 발족해, 신천지 입당 논란과 극우 단체와의 유착 의혹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김건희 특검이 수사 중인 ‘전당대회 특정 종교 개입 의혹’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신천지 입당 폭로와 관련해 “경찰의 수사가 소극적”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내 개혁파 의원들은 극우 세력과의 결별이 당의 회복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소희 의원은 최근 “계엄, 부정선거, ‘윤 어게인’ 등을 외치는 이들과의 단절 없이는 극우 정당 이미지를 벗을 수 없다”며 중진들의 용퇴까지 요구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전날 “극우 옹호파는 당을 떠나 새로운 당을 차리는 것이 낫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당내 일부 인사들은 “극우도 엄연한 보수 진영의 일부”라며,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 중 수용 가능한 일부는 당의 스펙트럼 안에 둘 수 있다”는 현실론을 편다. 아스팔트 세력의 정치적 동력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고, 노선 중심에서 배제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언론에 “극우와의 절연 없이는 국민의힘이 중도층을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선택은 결국 정당의 의지 문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야당으로서의 대여투쟁을 고려하면 이들과의 공존은 당분간 불가피하다”며, “지도부가 명확한 노선을 세우면 영향력은 자연히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극우 세력과의 거리 두기를 둘러싼 갈등은 당대표 경선 구도를 ‘개혁-반탄’ 대 ‘보수-찬탄’의 대결 구도로 분화시키고 있다. 일부 주자들이 탄핵에 대한 재평가를 시도하며 극우 세력에 동조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조경태·안철수 등 개혁파는 “이대로는 당이 사라질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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