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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3 내란 사태를 계기로 ‘내란종식특별법’ 제정 필요성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단순한 책임자 처벌을 넘어 진상규명, 재발 방지, 제도 개혁을 포괄하는 입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내란종식특별법은 내란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한편,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독립 조사 기구 설치, 내란 기록 보존·공개, 계엄 제도와 대통령 권한 개편, 군·검찰·경찰·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형사 처벌법을 넘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종합 특별법으로 평가된다.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는 참여연대와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세 의원은 “내란의 완전한 종식은 국회의 입법으로 가능하다”며 이미 발의된 특별법안 추진 의지를 밝혔다.
발제에 나선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내란 종식은 파면이나 재판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계엄 제도 개편, 권력기관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검찰·국정원 등 권력기관이 내란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해야 하며 대통령 긴급명령권과 사면권 남용을 막는 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 정보기관 개혁과 위법한 명령 거부권 보장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독립 조사 기구 설치와 내란 기록 보존이 핵심”이라며 “특히 수사기관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독립적 특별조사 기구를 만들어야 하고 은폐와 축소를 막기 위해 시민사회의 감시와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란의 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들도 다양한 제안을 내놨다. 김정인 춘천교육대 교수는 “특별법은 단순한 사건 정리가 아니라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도록 하는 과거청산의 의미를 지닌다”며 “헌법 질서를 뒤흔든 사태의 성격을 정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복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은 “책임자 단죄에 그쳐선 안 된다”며 “재발 방지를 제도적으로 담보해 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도록 조속히 입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훈 전 진실·화해위원회 상임위원은 “내란 청산은 투명성과 기록 보존에서 출발한다”며 “조사와 수사, 재판이 모두 국민의 감시 속에 진행될 때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진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은 “내란 과정의 정보가 은폐된다면 국민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모든 과정을 공개하고 사회적 감시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번 논의가 내란 사태를 넘어 통치구조와 권력기관 전반의 개혁 과제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여야는 정기국회에서 관련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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