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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도매업체 유니온약품이 유령법인을 동원해 대학병원 이사장 일가에 50억 원대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료계 유작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공정한 유통 질서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정부의 전면 조사와 철저한 관리 감독을 촉구했다.
24일 서울 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에 따르면 유니온약품 대표 A씨는 2019~2024년 종합병원 3곳에 의약품을 공급하며 유령법인을 세워 대학병원 이사장 가족에게 약 34억원의 배당금 명목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사장 가족은 허위 직원으로 등재돼 급여를 수령했고 법인카드·골프장 회원권 등 16억 원 상당의 추가 리베이트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령법인은 본사 창고에 설치돼 인사·회계·배송이 모두 본사 시스템을 통해 운영되는 등 ‘껍데기 회사’에 불과했다.
검찰은 또 고문·차용 계약으로 위장된 금품 제공 그리고 유니온약품이 다른 도매업체들과 입찰 담합을 벌인 정황도 확인했다. 특히 장호성 이사장은 유니온약품 외 다른 도매업체 두 곳으로부터도 5억5000만 원을 차용계약 형식으로 받아 대여금으로 처리했다가 2년 뒤 대손상각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리베이트 제공을 넘어 입찰 담합 의혹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3월 단국대병원이 수백억원 규모의 의약품 입찰을 앞두고 특정 업체를 내정했다는 제보가 나왔다. 개찰 결과 예상대로 서울유니온약품이 A그룹 낙찰자로 선정됐다. 유니온약품 자회사로 알려진 세종약품은 학교법인 단국대학이 지분을 소유한 정황도 확인됐다.
B그룹 낙찰자 온누리헬스케어는 기존 납품업체를 인수해 상호만 바꿔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C그룹 낙찰자 호젝스 역시 단국대학이 약 30%의 지분을 보유한 업체로 밝혀졌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기존 납품업체에 물량을 몰아준 구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유령법인을 통한 금품 제공과 입찰 담합은 의약분업의 근간을 훼손하는 심각한 범죄다”며 “정부는 유니온약품과 거래하는 의료기관 전수조사와 면허대여 여부 확인 등 불법 유착 고리를 근본적으로 끊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약사회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일탈이 아닌 ‘구조적 유착’임을 지적하며 “검찰조차 국내 최초로 적발된 수법이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디”며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해서는 의료기관-도매업체 간 불법적 연결고리를 철저히 해체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유니온약품이 과거에도 △단국대천안병원 △건국대병원 △의정부을지대병원 등 대형병원 인근에서 약국 임대사업과 직영 면대약국 개설을 시도하며 논란을 일으켰던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예고된 참사”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대한약사회는 정부과 관계당국에 네 가지를 강력히 요구했다. △보건복지부·검찰·국세청 등이 이번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규명하고 관련자 모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 △유니온약품이 거래하는 모든 의료기관과의 유착관계를 확대수사할 것 △유니온약품이 임대한 약국들의 면허대여 여부를 전수조사할 것 △의약품 유통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해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할 것 등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며 “국민 건강권을 수호하기 위해 의약분업 원칙을 훼손하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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