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방위비 분담금 증액 논의 無 “국방비 증액 韓 먼저”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대통령실·총리실

SMA 증액 논의 없고 국방비 증액만 거론
트럼프 ‘주한미군 기지 소유권’ 발언
정부 “공여일 뿐 소유권 이전 아냐”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26 16:28:54

▲ =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부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국프레스센터가 마련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는 공식 의제로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 호텔에 마련된 한국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SMA(방위비분담특별협정)를 재건하자거나 SMA를 다시 오픈해서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자는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단지 한국 국방비 증액에 대한 논의는 있었고 그것도 우리가 개시한 것”이라며 “무기 구매나 국방력 개선이 뒤따를 수 있지만 SMA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방위비 논의의 개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방위비를 좁게 보면 SMA만을 의미하지만, 넓게 보면 국방비 전반과 연결될 수 있다”며 “정교한 논의를 위해서는 SMA에 국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SMA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 가운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군사건설 △군수지원 등을 한국이 분담하는 협정이다. 현재 한국은 2021년 바이든 행정부와 체결한 제12차 SMA에 따라 올해 분담금을 1조 5,192억 원으로 책정했고, 2025년까지 매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맞춰 인상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기존 협정 틀을 흔드는 논의는 전혀 없었고, SMA와는 별도로 한국의 국방비 증액 및 첨단 무기 구매 확대가 중심적으로 다뤄졌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1기 집권 당시 “한국이 연간 100억 달러를 내야 한다”고 요구했던 전례 때문에 SMA 증액 논의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실제 회담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중 주한미군 기지 부지의 소유권 문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위 실장은 “한미 간 협정에 따라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동안 한국이 공여하는 것일 뿐 소유권을 주고받는 개념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즉, 기존의 빌려 쓰는 형태 대신, 소유로 전환하고 싶다는 제안을 한 것인데, 한미 간에는 임대형이 아닌 ‘공여(grant)’ 구조가 공식적으로 정해져 있다. 이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제2조에 명시되어 있는데, 한국이 미군에게 무상으로 부지와 시설을 사용하게 하는 방식이지 임대료를 받는 형태가 아니다.

예를 들어, 2021년 기준으로 미군 부지에 대한 ‘임대료’가 매년 약 1조739억 원으로 평가되지만, 이는 법적 임대료가 아니라 공여된 토지에 대한 평가액이다.

소유권까지 확보하겠다는 것은 한국 영토의 일부분을 사실상 미국 영토로 간주하는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실현될 경우 한미관계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위 실장이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 이재명 대통령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이륙 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며 논의하고 있다. 공군1호기=연합뉴스

이번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국방비 증액을 직접 언급하며 한국이 한반도 안보를 지키는 데 있어 더 큰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국방비 증액은 사실 대통령께서 먼저 적극적으로 거론한 사안”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이 이런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미국 측 반응이 상당히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국방비 증액은 △한국군 자체 방위력 강화 △동맹 현대화를 위한 비용 분담 △첨단 무기체계 확보라는 세 갈래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위 실장은 “미국이 특정 무기 구매를 직접 요구한 것은 아니었지만, 미국 방산업계의 경쟁력 있는 분야에 대한 언급은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꼭 필요한 영역에서 첨단 무기를 중심으로 도입한다는 입장이고, 이 부분에서 양국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이 양적 확대보다는 질적 우위를 지향하면서도, 미국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방위비 분담의 실질적 확대’ 요구와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일각이 예상했던 △주한미군 규모 조정 문제나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투입 역할 등 민감한 세부 의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위 실장은 “동맹 현대화와 관련해 큰 방향에서 의견 일치가 이뤄졌고, 변화하는 주변 정세에 대응하며 연합방위 능력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