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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김건희 여사와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이 기소된 사건의 첫 재판 절차가 이번 주 시작된다. 국민의힘 경선 공정성 논란의 핵심인 이 재판에서 통일교–정치권 간 불법 유착 여부가 다뤄질 전망이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9일 오전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쟁점 정리와 증거 계획을 검토한다. 정교 유착 의혹이 정점에 놓인 만큼 재판 초기부터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2022년 말 통일교 측에 교인들의 집단 입당을 요구해 당시 권성동 의원을 당대표로 당선시키려 했다고 판단한다. 통일교에 정책적 지원과 국회의원 비례대표 몫까지 보장하겠다는 약속이 오갔다는 게 특검의 주장이다. 실제로 특검은 전당대회 직전 국민의힘에 새로 가입된 교인이 2000여 명 규모였다고 특정했다.
여기에 사건의 무게를 더하는 대목은 지시 체계에 관한 증언이다. 5일 별도 재판에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통일교에는 절대신앙·절대복종의 원칙이 있다”며 지시가 있으면 빠르게 수행한다고 진술했다.
이는 교단 내부의 지시가 자발적 참여를 넘어 조직적 동원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특검 역시 한 총재가 윤 전 본부장 등과 공모해 집단 입당을 승인·주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본다.
한편 김 여사와 전성배 씨 사이에서 오간 고가의 명품 가방·목걸이 전달 의혹, 통일교 현안 해결 대가성 의혹도 이번 사건과 맞물려 있다. 특히 윤 전 본부장은 한 총재 지시로 구입한 귀금속을 교단 재산으로 정산받았다는 횡령 혐의까지 받고 있어 통일교의 조직적 개입 논란은 증폭되는 양상이다.
한편 정당법 제42조는 “누구든지 본인의 자유 의사에 의한 승낙 없이 정당 가입이나 탈당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당의 공정한 경선을 보호하는 이 조항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 재판은 통일교와 정치권 사이에 고착되어 온 부적절한 관계의 실체가 드러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특검이 주장하는 조직 동원과 대가 약속, 한학자 총재의 지시 여부가 어느 정도까지 규명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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