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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수사를 진행 중인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을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10일 브리핑에서 “어제(9일) 오후 박 전 처장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내란 형사사건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공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박 전 처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의혹 사건과 관련된 핵심 전자정보를 고의로 삭제했다고 판단했다. 삭제된 정보에는 계엄 직후 국정원 주요 인사의 통화 기록이 포함돼 있었다.
특검에 따르면 박 전 처장은 지난해 12월6일 홍장원 당시 국정원 1차장의 비화폰 정보를 원격 로그아웃 방식으로 삭제했다. 이는 비화폰 분실을 이유로 보안 사고를 가장한 조치였다. 원격 로그아웃이 실행되면 통신 내역과 통화 화면 등 전자정보는 사라진다. 특검은 “정상 절차대로 비화폰이 회수됐다면 정보가 보존됐을 것”이라고 했다.
박 전 처장은 삭제 직전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 통화했다. 그는 국회에서 홍 전 차장의 비화폰 화면이 공개된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비화폰 회수가 가능한가”라고 물었고 조 전 원장은 “홍장원과 연락이 안 된다”며 회수가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후 박 전 처장은 “통화 기록 노출을 막기 위해 삭제하겠다”고 말했다. 조 전 원장은 이에 동의했다.
특검은 이 점에 주목했다. 홍 전 차장은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였고 면직 절차가 끝나면 비화폰은 국정원 보안 부서에 정상 반납될 예정이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회수 불가를 이유로 비화폰 정보를 고의로 지웠다는 것이다. 특검은 이를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사건의 핵심 증거를 없애기 위한 악질 행위로 판단해 기소했다.
박 전 처장은 4일 공수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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