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유럽상공회의소 “노조법 개정되면 철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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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 원칙 명확성 훼손… 기업인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
한국경영자총협회 “강행 처리 중단하고 산업 현장 혼란 생각해야”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29 10:24:03

노동조합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전체 회의를 통과하며 경영계가 반발하고 있다. 국내 기업뿐만이 아니라 한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도 우려를 표했다.

28일 밤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환노위 전체 회의에서 의결됐다. 노조법 개정안은 사용자의 범위를 넓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노조나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노동계는 노조법 2·3조 개정을 계속 요구해 왔고 실제로 국회를 두 번 통과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에 무산됐다. 민주노총은 여름 총파업에서도 주요 요구 사항으로 내세웠다. 노동계에 더 친화적인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됐기 때문에 노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해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법적 책임 범위를 추상적으로 넓혀 법률적 명확성과 법치주의 원칙에서 명확성 요건을 훼손한다”며 “교섭 상대 노조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교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 위험에 직면할 경우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ECCK는 노조법상 사용자에게 부과되는 다수의 형사처벌 조항을 고려하면 확대된 사용자 정의가 기업인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만들고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CCK는 한국에 진출한 유럽계 기업 400여 곳이 속해 있다. 노조법 개정안에 대해 유럽 기업들도 우려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ECCK는 국회에 노조법 개정안 재검토를 촉구했다.

국내 기업들도 노조법 개정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노조법 개정안의 국회 환노위 통과에 대해 “경제·사회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안인 만큼 신중을 기해달라는 경영계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된 지 하루 만에 개정안을 강행 통과시킨 데 대해 경영계는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이라도 국회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의 일방적인 강행 처리를 중단하고 노사 간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이 법안이 가져올 산업현장의 혼란에 대해 다시 한번 숙고해야 한다”며 “최소한의 노사관계 안정과 균형을 위해서라도 경영계의 적극적인 대안을 여야가 심도 있게 논의하여 수용해 줄 것을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 후 공포되면 6개월 뒤에 시행될 예정이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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