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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오는 29일부터 800달러 이하 국제 소포에도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면세 혜택을 받아 성장세를 이어가던 K뷰티와 식품 등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가격 경쟁력 약화와 소비자 불편 확대라는 리스크에 직면한 가운데,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25일부터 미국 진출 프로젝트 ‘컬리USA’의 사전 운영을 시작한다. 당초 8월 말 정식 론칭을 준비했으나, 관세 정책 변수로 일정 조정이 불가피했다. 컬리는 홈페이지를 전면 공개하지 않고, 인스타그램 이벤트 응모자에게 초대 링크를 보내 제한적으로 운영한다. 사실상 역직구 형태의 시범 운영에 가깝다.
컬리는 앞서 미국 내 거주 한국인을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하며 냉장·냉동식품 89달러 이상, 상온 49달러 이상, 김치류 59달러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을 적용했다. 이번 사전 운영에서도 금액별 무료배송 제도를 유지할 계획이다. 그러나 관세가 부과되면 무료배송 기준이 상향되거나 배송비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컬리는 DHL(국제 배송 서비스)을 통한 항공 직배송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운송비와 관세가 동시에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K뷰티 업계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800달러 이하 소포 대부분이 화장품, 생활용품 등 온라인 직구 제품인 만큼 가격 경쟁력이 약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2분기 화장품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은 40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체 직구몰인 ‘글로벌 아모레몰’을 통해 고객 이탈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관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할인·프로모션을 강화하고, 국내에서만 판매하던 전용 상품을 글로벌몰에서 선보이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올리브영 역시 글로벌몰 소비자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2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글로벌 세일을 진행한다. 이후에도 정기 할인전과 다양한 프로모션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북미권 매출 비중이 큰 올리브영 입장에서는 초기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단순히 가격 인상에 그치지 않고, 통관 절차가 복잡해지는 만큼 소비자 불편도 커질 수 있다”며 “중저가 화장품·패션처럼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업종은 프로모션 강화 외에는 당장의 뾰족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소액 면세 폐지 행정명령을 내린 배경에는 마약류·위조품 반입 차단 명분이 있지만, 해외 직구에 제동을 걸어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우정사업본부는 25일부터 미국행 항공 소포, 26일부터는 EMS 가운데 서류를 제외한 모든 물품 접수를 중단했다. 민간 특송업체와 제휴한 EMS 프리미엄 서비스는 정상 운영되지만, 비용 상승과 배송 지연은 불가피하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수출 유형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민간 특송망이 유지되는 만큼 수출 자체가 중단되지는 않더라도, 소비자 부담과 물류 리스크 관리가 당분간 최대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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