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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곳간’이 심상치 않다. 올해 상반기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94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 동향(8월호)’에 따르면 올해 1~6월 총수입은 320조600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4조7000억 원 증가했다. 상반기 총지출은 389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조3000억 원 늘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68조6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수치라서 정부의 실제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94조300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추경까지 반영되면 하반기 적자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1차 추경은 5~6월 두 달간 7조7000억 원이 집행됐고, 지난달 4일 국회를 통과한 31조 8000억 원의 2차 추경까지 반영되면 하반기 재정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최대 111조6000억 원까지 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총지출은 703조 3000억 원으로 작년 대비 7.1% 증가하며,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3%에서 4.2%로 확대된다.
문제는 과도한 국가부채다.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비율이 올해 말 처음으로 노르웨이·뉴질랜드 등 기축통화를 쓰지 않는 선진 11개국의 평균을 넘어설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했다. IMF는 지난달 발간한 ‘재정 점검 보고서(Fiscal Monitor)’에서 올해 말 한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54.5%로 전망했다. 비기축통화국은 부채비율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화폐가 국제적으로 통용되지 않기에 나랏빚이 불어나면 기축통화국보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국가부채는 너무 빠르게 늘고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국가부채 비율은 2018년 말만 해도 37.9%였다가 2019년 말 39.7%로 40%에 육박했고, 코로나19 대유행 첫해인 2020년 말 45.9%까지 상승했다. 우리나라 국가부채 비율이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이유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빠른 속도의 고령화로 복지 지출이 급증한 데 있다. 더구나 문재인정부 기간 확장적 재정 기조가 5년간 이어진 점도 나랏빚을 빠른 속도로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IMF는 2029년 말 한국의 국가부채 비율이 58.4%로 불어나리라고 ‘경고’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재명정부 국정기획위원회가 최근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내놓고 123대 국정과제를 제시했다. 소요 예산이 210조 원인데 세입 확충(94조 원)과 지출 절감(116조 원)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포퓰리즘 공약 이행과 경기 부양 등으로 씀씀이가 불어나는 현실에서 가능할지 회의적 전망이 작지 않다. 설상가상 ‘노란봉투법’이나 상법 개정 같은 반시장·친노조 반기업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마당에 기업이 신나게 일해 세금을 기대만큼 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정부는 재정 지출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경제의 먹구름은 언제 걷힐지 모른다. 어떤 유형의 부채든지 경제주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가채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재정 준칙’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 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0% 이하로 유지하고,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3% 이하로 묶는 재정 건전화 마지노선을 유지해야 한다. 이재명정부는 조속히 합리적인 재정 정책 수립에 나서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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