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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1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SCO가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의 신흥국·개도국 통칭)의 힘을 결집해 인류문명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톈진 메이장(梅江)국제컨벤션센터에서 SCO 정상회의 환영만찬을 열어 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설립 이래 줄곧 ‘상하이 정신’을 고수하며 단결과 상호신뢰를 공고히”했고 “실질 협력으로 국제 및 지역 문제에도 적극 참여해 신형 국제관계와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 촉진의 중요한 힘이 됐다”는 게 핵심이다.
여기서 ‘상하이 정신’이란 상호 신뢰 및 이익, 평등, 협의, 문명 다양성 존중, 공동발전 추구를 말한다. 시 주석은 또 “내일 회원국 정상들과 이사회 회의를 개최하며 더 많은 우방국 및 국제기구들과 SCO플러스(+) 회의를 열어 협력과 발전의 큰 방향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이번 행사의 성공적 마무리와 SCO의 “더욱 큰 역할” “더 큰 발전” “회원국 간 단결과 협력을 촉진”을 다짐했다.
앞서 톈진 영빈관에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모하메드 무이주 몰디브 대통령,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등과의 양자 회담이 잇달아 이뤄졌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현장에 맨 마지막으로 도착한 푸틴을 시 주석 내외가 맞이한 것, 중·러 정상이 행사 직전 “통역사 도움을 받아 선 채로 5분간 담소”한 것을 짚었다.
이틀간 20여개국 정상과 10개 국제기구 수장들이 참석한 이번 행사 말미 톈진 선언문은 주요 협력목표 설정과 2035년 SCO 개발전략 승인을 포함한다. 유엔 창설 80주년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 성명도 발표된다. 한편 폐막 이틀 후인 3일 베이징에선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진행되며 여기에 북한·러시아·베트남·라오스·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몽골·파키스탄·네팔·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벨라루스·이란 정상이 참석한다. 특히 북·중·러 정상이 한 컷에 담길 장면은 30여년 탈냉전의 종식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게 될 것이다.
SCO는 1996년 중·러·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이 국경지역 군사력 감축 협정을 위해 상하이에서 만나면서 ‘상하이 파이브(5개국)’로 불리다 2001년 우즈베키스탄이 가입하며 SCO로 공식 출범했다. 미국 일극 체제와 북대서양조양기구(나토) 확장에 대한 견제 의도가 컸다. 9.11 이후 미국이 중앙아시아에 군사 거점을 늘리자 SCO는 “미국을 제외한 안보협력 플랫폼”을 표방하게 됐고, 2017년 인도·파키스탄 동시 가입, 2023년 이란 가입을 통해 유라시아 대부분과 거대 인구를 포괄하는 초광역 다자기구로 발전한다.
SCO는 나토·G7·유럽연합(EU)를 의식한 비서구권 블록으로 자리를 굳혀 왔다. 상하이협력기구라 해서 개최지를 상하이에 국한하지 않아 타슈켄드·듀샨베·아스타나·칭다오에서 열리기도 했다. 이번 행사장소 톈진엔 북방 교통·항만 거점 도시로서의 상징성 부각 의도가 엿보인다. SCO는 중국 일대일로(BRI) 연관해서도 중요한 국제 모임이다. ‘권위주의 국가들의 안전망’ ‘실질적 구속력 미약’과 함께 인도·중국, 인도·파키스탄 등 회원국들 간 전통적 대립관계가 지적되기도 하지만 ‘비서구권 목소리 대변’ 등 정치적 무게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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