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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성과와 향후 국정 방향을 밝혔다. 회견의 공식 주제는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이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혁신경제로 진짜 성장을 이루고, 성장의 결실을 모두가 나누는 모두의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0일은 회복과 정상화의 시간, 앞으로는 도약과 성장의 시간”이라며 “대한민국호의 선장으로서 국민과 함께 담대하게 항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내란·김건희·채상병’ 3대 특검법 개정안과 관련해 “이재명이 시킨 것 같다는 여론이 있던데 저는 몰랐다. 그리고 저는 그렇게 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란의 진실 규명은 민주공화국의 본질적 가치로서 정부조직 개편과 맞바꿀 수 없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협치란 무조건 봉합이 아니라 타당한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의 본질과 관련된 문제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0일은 무너진 나라를 기초부터 다시 세우는 회복과 정상화의 시간이었다”며 “신속한 추경과 소비쿠폰 지급으로 소비심리가 7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회복했고, 코스피 지수는 3300선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본주의의 심장인 금융시장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4년 9개월은 도약과 성장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동안 숨가쁘게 이어진 외교 행보를 성과로 꼽았다. 그는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세계 주요 선진국 정상들과 대한민국의 복귀를 천명했고, 일본과는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간 경색된 관계를 복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동맹의 현대화와 경제·안보 협력 확대를 합의했고, 글로벌 공급망과 첨단기술 협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조만간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대한민국의 외교적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는 아시아 경제 협력의 주도적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도 계속 이어가겠다”며 “대화의 문을 닫지 않고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구더기가 싫다고 장독을 없앨 수는 없다. 장은 먹어야지”라는 비유를 들며 개혁의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는 이미 합의된 원칙”이라면서도 단순히 검찰에서 수사권을 떼어내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더라도, 경찰이 제대로 신뢰를 받지 못하거나 보완수사가 허술하다면 진실 규명이 어려워지고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며 “그렇다고 죄를 지은 사람이 처벌을 피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검찰 내부에서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방안, 혹은 행정안전부 등 별도 기관에 보완수사 기능을 맡기는 방식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치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정치적 유불리나 감정적 판단이 아니라 냉정하고 전문적인 논의를 통해 최적의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조직 재편과 법률 제정, 제도 설계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1년 안에 결론을 내고 실행에 옮기겠다”며 정부 주도의 구체적 개혁 로드맵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재해와 사회적 참사 문제를 언급하며 “대형 참사는 특정 정권에서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며 보수 정권 시절 발생한 주요 사고들을 거론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등 많은 경우는 조금만 신경 썼으면 막을 수 있었던 일”이라며 “특히 이태원 사고는 매년 교통경찰이 인파를 통제해왔는데 유독 그해에만 하지 않았다. 아주 기본적인 조치만 했어도 수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 현장에서 매일 발생하는 산재 사망사고도 대부분 관리·감독 소홀로 일어난다”며 “대통령으로서 모든 산재 사망사고를 보고받고 있으며, 공직사회에 긴장을 주면 사고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의 가장 기본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앞으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단속 과정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구금된 사건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과 국민이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에 놓였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한국은 외국인이 단기 비자를 가지고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큰 문제로 여기지 않지만, 미국은 불법 취업으로 간주해 강력히 단속한다”며 “문화와 정책의 차이에서 비롯된 사태”라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귀국 일정과 미국 내 행정 절차를 상세히 설명하며 “체포된 우리 국민 316명이 11일 오후 버스로 구금시설을 출발해, 12일 새벽 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미국 당국이 수갑을 채우겠다고 하자 강력히 항의해 중단시켰고, 트럼프 대통령의 ‘자유롭게 돌아가게 하라’는 지시가 내려와 절차가 바뀌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한국 기업의 미국 내 직접 투자에 미칠 파장도 경고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대규모 설비를 짓고 기술 인력을 파견해야 하는데, 비자 발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투자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향후 대미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현실적 필요를 감안해 새로운 비자 제도나 규정을 마련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며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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