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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과 SK텔레콤(SKT) 등이 가입한 개인정보 유출 배상 책임 보험의 보장 한도가 최대 10억 원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정보 보호법이 보험 의무 가입과 최소한도를 규정하고 있으나 기업 규모를 따라가지 못 하고 있다.
8일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현재 메리츠화재의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 보험에 보장 한도 10억 원으로 가입돼 있다.
정보 유출 사고에서 쿠팡의 배상 책임이 인정돼도 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10억 원 수준이다. 최근 법무법인 지향이 쿠팡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5257억 원을 대리해 1인당 3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이 인정될 경우 쿠팡이 지불해야 할 금액은 약 15억8000만 원이다.
단체 소송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손해 배상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억 원으로 배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SKT 역시 현대해상의 개인정보 유출 배상 책임 보험에 가입했으나 보장 한도는 10억 원이었다. SKT는 올해 10월 1000억 원까지 보장 가능한 보험에 새로 가입했다고 밝혔으나 사고 발생 이후 가입했기 때문에 적용되지 않는다.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업들이 개인정보 유출 배상 보험에 가입하면서도 보장 한도가 낮은 것은 기업의 낮은 개인정보 보안 인식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장 한도가 높은 보험은 보험료 또한 비쌀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안을 비용으로 취급하는 풍조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유출 시 기업이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고 이에 대비해 관련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업 규모에 따라 최소 가입 한도를 차등화하고 있다.
SKT의 2024년 기준 연간 매출은 연결 기준 약 17조9406억 원이며 시가총액은 11조5800억 원에 달한다. 쿠팡의 2024년 연간 매출은 약 41조 원이며 시가총액은 약 495억 달러(약 72조7197억 원)이다.
매출과 시가총액 모두 수십 조 원 규모의 기업이 10억 원 규모의 보험만 가입해도 되는 시점에서 보험 의무 가입 제도의 실효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손해보험업계와 손해보험 협회 등은 대규모 정보 보유 기업에 대한 최소 보험가입 금액 상향의 필요성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건의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정보 주체 수 1000만 명 이상 또는 매출액 10조 원 초과 기업의 최소 가입 한도를 1000억 원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에 거론되고 있다.
또한 6월 말 기준 개인정보유출 배상 책임을 취급하는 15개사 가입 건수는 약 7000건인데 개인정보위원회가 추정하는 대상 기업은 8만3000~38만 개로 가입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개인정보위원회는 이제까지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기업에 과태료 부과 등 제재를 한 적이 없다. 의무보험 가입 대상 파악이 어렵다는 것 등이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며 개인정보 유출 배상 책임 보험과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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