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가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객단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 구매 대행업자) 중심에서 개별 관광객과 K브랜드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31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외국인 구매 인원은 119만3862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9%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은 9378억 원에서 8795억 원으로 6.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1인당 구매액은 97만3500원에서 73만6700원 수준으로 24.3% 낮아졌다.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은 늘었지만, 한 명이 쓰는 금액 객단가는 줄어든 셈이다.
업계 실적은 외형상 회복세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매출 7922억 원, 영업이익 32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111% 증가하며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롯데면세점은 다이궁 거래 비중을 줄이는 대신 개별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1월 잠실 월드타워점에는 K팝 콘텐츠를 접목한 ‘케이팝 포토 리프트’를 조성해 매장 방문 동선을 체험형 콘텐츠로 바꿨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사업에도 복귀하며 공항 채널 확대를 통한 추가 매출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1분기 매출 8846억 원, 영업이익 122억 원을 기록하며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신라면세점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임대료 부담이 컸던 인천공항 DF1 권역 사업권을 반납하는 등 비용 구조를 조정했다.
동시에 서울점에서는 대만 관광객을 대상으로 K뷰티 구매 고객에게 찜질방 이용권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서울점과 인천공항점에 젠틀몬스터·샬롯틸버리 등 인기 브랜드 팝업을 여는 방식으로 관광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1분기 매출 5898억 원, 영업이익 106억 원을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희망퇴직과 일부 사업장 철수로 비용 부담을 낮췄다. 부산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 DF2 권역에서 철수한 뒤 수익성 중심 운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상품 전략에서는 K컬처 복합 쇼핑 공간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명동점 11층, 올해 4월 인천공항 제1터미널점을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로 리뉴얼해 디저트·식품·패션·기프트·K팝 상품 등 100여개 브랜드를 한데 모았다.
현대면세점은 점포 축소 영향으로 1분기 매출이 2137억 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27.2% 줄었지만, 영업이익 34억 원을 내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현대면세점은 동대문점을 폐점하고 무역센터점 운영 면적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효율화를 추진했다. 동시에 무역센터점에서는 ‘AI 뷰티 트립’을 운영하며 퍼스널 컬러 진단과 피부 상태 분석을 바탕으로 맞춤형 뷰티 상품을 추천하는 체험형 마케팅을 선보였다.
면세점업계의 흑자 전환은 업황 회복보다는 점포·사업권 정리와 다이궁 거래 축소 등 구조 개선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업체들은 송객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대신 K뷰티·K패션·K푸드 등 개별 관광객 대상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객단가 하락이 이어지는 만큼 앞으로는 체험 콘텐츠와 K브랜드 큐레이션을 통한 구매 전환율 제고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광객들의 쇼핑 양상이 바뀌면서 과거처럼 객단가를 빠르게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며 “앞으로는 K뷰티·패션·푸드와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개별 관광객의 방문율과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