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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3차 고위...'))
2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3차 고위급 무역협상 결과에 만족감을 표했다. “매우 매우 좋은 회담이었다” 등의 표현에서 회담이 자신의 구상대로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국 스코트랜드에서 트럼프 골프장 개장 및 홍보, 유럽연합(EU)·영국과의 관세 협상을 마친 뒤 귀국길에 오른 그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방금 스콧 베선트(재무장관) 전화를 받았다. 중국과 회의가 아주 잘됐다고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협상단이 내일(30일) 브리핑하면 난 (합의를) 승인하거나 안 하거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종 결정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각인시킨 셈이다.
이날 인도와 러시아 관세도 언급했으나 핵심은 중국과의 협상 문제였다. 트럼프는 자신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로 만나고 싶어 한다”면서 “올해 말 (회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역시 시 주석 실각설 등 중국의 국내정치적 곤경이 알려진 가운데 고도의 압박으로 읽힐 만하다. 중국 정부에겐 때때로 ‘실리보다 체면’, 특히 자국민들에서 공산당이 어떻게 보여질지가 가장 중요하다. ‘미국 측에서 먼저 연락해 왔다’는 구도를 중시하다 보니, 고위급 회담을 위한 실무진들 ‘물밑 만남’이 분주한 시점에서 ‘접촉 없다’는 주장을 견지하기도 한다. 5월 1차 협상 직전 관세 ‘폭탄’과 ‘맞대응’을 주고받다가 145%까지 갔을 때, “조만간 협상”을 예고한 트럼프와 중국 외교부 대변인 말이 엇갈렸던 이유다.
워싱턴DC행 에어포스원 위에서 트럼프가 무역 합의의 순조로움을 전하며 “무역 합의는 매우 잘 되고 있다. 모두에게 그렇길 바라지만 우리 입장에선 매우 매우 좋다”고 한 것은 별다른 양보 없이 중국의 사실상 유일한 카드인 ‘희토류 수출 제한 완화 가능성’을 이끌어 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제3차 스웨덴 스톡홀름 회담 종료 직후 중국 측 대표인 리청강 상무 부부장은 “관세 유예 90일 연장 지지”와 “양국 간 협력 지속 희망”을 밝혔다. 이 두 가지 사항 관련해 “결정된 게 없다”고 답한 미국에 비해 중국이 더 절박한 상황임을 드러낸 대목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이번 협상에서 ‘임시 중지’ 전략을 공식 제안한 점, 표면적 양보가 있었지만 협상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장기 협상력을 강화했다고 봤으나 미·중 협상은 트럼프 주도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18일 중국 상무부의 베이징 공식 기자회견 때 왕원타오 상무 부장은 “무역전쟁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음을 제네바와 런던에서의 최근 회담이 입증했다. 대화와 협의를 통해 모순을 관리하며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은 서로가 필요하다. 무역전쟁을 원치 않지만 두렵지도 않다”는 입장 또한 재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양측의 최신 발언을 보면 주도권이 어느 쪽에 있는지 뚜렷해진다.
관세 유예 연장이 합의된 듯 발표한 중국에 비해, 미국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재 전이니 결정된 게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로써 관세 발효일 8월1일 전날 자정까지 중국 측에선 트럼프 트루스쇼셜 게시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처지가 됐다. 반면 미국은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으며 중국이 더 다급한 상황임을 부각시킬 수 있었다. 베센트 재무장관이 “(90일 유예 및 협상 유지에) 아직 결정된 게 없지만 중국 측에서 원하고 있으니 우린 그것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세 차례 회담을 통해 중국 측이 희토류 수출 제한 완화 신호를 높였으며 기술이전 관련 지적재산권 보호 조치에도 긍정적 언급을 했다고 전해진 가운데, 미국은 외교적 무게감과 유연한 형식 전환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4월 중국이 7개 핵심 희토류 원소와 자석 제품에 대해 수출 허가제와 엄격한 월별 쿼터를 도입했다. 희귀 광물이란 뜻의 희토류지만 실은 세계 곳곳에 매장돼 있어 희귀하진 않다. 다만 정제 비용과 환경 파괴를 우려한 서방이 미루는 동안 중국 손에 넘어갔다. 공급망 다변화에 힘쓰고들 있으나 전 세계 희토류 시장 90%를 점유한 중국의 경쟁력에 당장 맞서긴 어려워 희토류는 당분간 최대 협상카드로 작용이다.
한편 중국 관영 매체들엔 자국이 ‘밀리지 않았다’는 논조가 두드러졌다. “중국이 주도해 안정적 무역 환경을 이끌었다”(환구시보), “서로의 존중과 이익을 기반으로 상호 이해에 도달했다”(인민일보) 등이다. 중국에선 어떤 경우라도 협상에 ‘실패했다’거나 상대국에 ‘끌려다닌다’는 식의 보도를 할 수 없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의 경우 ‘우리가 중심이 돼 무역 긴장을 완화했다’는 틀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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