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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간담회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실질적 성과 없이 과제만 남긴 ‘빈손 외교’였다는 평가와 함께 전략적 유연성·원자력 협정 개정 등 주요 현안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향후 외교 공간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7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 평가 긴급 간담회’에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참석해 이번 회담이 실질적 국익 확보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간담회를 주최한 국민의힘 외통위원들은 회담이 외형상 무난하게 마무리된 듯 보이나 핵심 현안에 대한 명확한 합의나 진전이 없었다는 점에서 국익 실종의 외교였다고 평가했다.
김정재 정책위 의장은 “정상회담은 단순한 의례가 아닌 국가 이익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외교의 장”이라며 “이번 회담은 구체적인 결과 없이 과제만 떠안은 채 돌아온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미국산 자동차 관세 적용 시점과 농산물 시장 개방 문제 등 주요 통상 이슈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빠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기현 전 대표는 “성과가 없었기에 기억에 남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건넨 펜 하나뿐”이라며 외교가 국익보다는 체면을 위한 정치적 제스처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 역시 “이번 회담은 최대의 퍼주기였고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외교적 구애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정은’이라는 단어만 13차례 언급됐을 뿐 실질적 합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패널들도 회담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정규 전 주스웨덴 대사(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는 “이번 회담은 사실상 첫 상견례 수준으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나 원자력 협정 개정 같은 핵심 사안은 공개되지 않았다”며 “한국이 전략적 유연성을 수동적으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자율성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확장억제와 연합훈련 등 안보 관련 구체적 논의가 빠졌으며 전략적 모호성이 장기화될 경우 외교적 불확실성만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분야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었다. 천준호 전 주핀란드 대사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둘러싼 양국 간 입장 차가 존재한다”며 “문서화된 합의 없이 MOU 수준에 그친 회담 결과는 통상 리스크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공동성명조차 없이 회담이 종료된 것은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려운 외교 결과”라며 “회담이 정치 이벤트로만 소비된다면 국익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간담회는 한미 정상회담의 외형과 실질 간 괴리를 짚고 한국 외교가 직면한 구조적 과제를 점검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특히 전략적 유연성, 원자력 협정 개정 등 민감한 외교 사안에 대한 접근 방식이 향후 한국의 외교적 자율성과 전략 공간을 넓힐 수 있을지 혹은 제약 요소로 작용할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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