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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정보의 확산에 대응하려면 법적 규제보다 시민 개개인의 정보 판단력과 책임있는 참여 역량을 키우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나왔다. 디지털 시대의 핵심 능력은 정보를 읽고 해석하고 행동하는 시민 역량이며 이를 국가가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이 뜻을 모았다.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언론 정상화, 국회의 실천 과제 모색을 위한 정책 토론회’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김승원·김현·권칠승·민형배·박해철·박홍근·손명수·송옥주·양부남·염태영·이주희·이건태·이기헌·추미애·한민수·허성무 의원이 공동 주최했으며 연속 토론회 형식으로 열려 이날이 두 번째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뉴스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며 책임 있게 활용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정보 과잉 시대에 시민들이 허위 정보와 조작된 콘텐츠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 역량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정세훈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는 “가짜뉴스를 규제하는 데 있어 법이나 기술적 차단보다 더 근본적인 해법은 시민 교육”이라며 △허위 정보에 대한 경고 표시를 플랫폼에 의무화하고 △중립적이고 공신력 있는 팩트체크 기관을 제도화하며 △분산된 교육 체계를 통합할 주도 기관을 지정해야 한다”는 세 가지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정 교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제도화하는 것이 AI 시대의 핵심 대응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센터장은 “지금은 정보가 TV나 신문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 빠르게 유통되는 시대”라며 “이런 환경에서는 법이나 자율규제만으로는 허위 정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이고 체계적인 미디어 교육이 필요하며 이는 역사·수학·예술 등 모든 교과에 통합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일부 계층이나 연령에만 국한돼선 안 되며 일반 시민과 군인, 공직자 등 모든 사회 구성원을 포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명 충남대학교 교수는 “미디어 리터러시는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니라 비판적 사고와 표현 능력을 포함한 민주 시민의 핵심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 정당성과 효과성을 확보하려면 국가 차원의 리터러시 지수 개발과 통계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교육과 정책은 부처마다 제각각 흩어져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전담 주무 기관을 지정하고 통합적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허위 정보 대응은 법적 규제와 교육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아미 미디어 리터러시 연구자는 “미디어 리터러시는 단순히 정보를 거를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정보를 어떻게 사회에 확산시킬지 공동체 안에서 어떤 책임을 질지를 고민하는 디지털 시민성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은 단발적인 대응이 아니라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각 부처는 공동 목표 아래 역할을 분담하고 사회 전체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생태계를 함께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단순한 기술이나 위기 대응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사회적 기반이라는 인식이 공유됐다. 참석자들은 관련 법제 정비와 함께 국회의 입법적 역할, 정부의 실행 체계 마련, 사회 전반의 책임 분담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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