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여야 정치권이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내다본 반면, 국민의힘은 한미동맹 약화를 우려하며 이재명 정부에 날을 세웠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KBS1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이번 방문은) 다목적 방문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북중 간에 혈맹관계도 확인하면서 또 경제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메시지도 전달하고, 또 최근에 사망설도 불식시키고, 선진에서 11월에 예정된 APEC 관련해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확정적인 건 아니지만 뭔가 이렇게 판을 까는 그런 포석까지 있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한 "북러 간에는 밀착했었는데 중국하고는 약간 좀 소원했다 이런 얘기도 있었는데 그런 것들도 불식시키면서 러시아에 이어서 중국까지도 혈맹관계를 유지하면서 몸값을 올리는 그런 의도가 있는 방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방중이냐, 그것까지는 너무 큰 확대 해석인 것 같다” 며 "이번 사안은 경제로 초점을 맞추는 게 맞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움직이겠다, 이제는. 하노이 노딜 이후에 외교적으로 되게 조용히 해 왔었는데 본격적으로 움직여보겠다는 시그널로도 읽힌다"며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김성태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북미 대화 준비에 앞서 중국에 사전 양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정보 수집을 못한 국정원의 역할은 되씹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날 KBS1라디오 ‘전격시사’에 인터뷰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남북관계는 이재명 정부가 다시 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라든지 이종석 국정원장 등 이런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분야는 보수 진영의 안보 관계에 정통한 사람을 발탁해서라도 국가 안보만은 민주 진보, 흔히 말하는 좌파 진영, 보수 우파 진영 이 개념을 없애야 된다"고 밝혔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안보외교 정책을 '종북'으로 지칭하며 비판했다.
그는 같은 날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 인터뷰에서 "북한이 김정은이 그저께 신압록강대교 건너 가지고 단둥에 갔다. 북한은 최근에 경제도 상당히 나아지고 있다"며 "러시아 파병을 해서 러시아도 중국에 이어서 새로운 동맹으로 만들고, 북한이 지금 중국과 러시아 두 동맹을 같이 가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요즘 김정은이 자기한테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이러면서 북·중·러를 강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유일한 동맹인 미국하고 동맹에 계속 삐걱거린다"며 "전작권 문제 같은 것도 국가 안보 차원에서 생각해야 되는데 이거를 무슨 독립 주권 이런다. 자주가 아니라 제가 보기에는 친북이고 종북"이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전날에도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을 놓고 여야의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북한은 러시아와도 군사협력을 이어가면서 중국과는 교역의 문을 넓히고 있다.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세 강대국을 상대로 외교적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끊긴 채 주변 강대국들끼리 한반도의 미래를 논의하게 된다면,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협상장 밖에서 결과를 통보받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며 "우리도 한미동맹을 외교의 중심축으로 삼으면서도 어느 나라와도 척지지 않고 협력의 공간을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국익을 위해 주변국과 두루 협력하자는 외교를 두고 ' 굴종'이라 비난해 왔다"며 "그래 놓고 이제 와 북중러가 손잡을 때 정부는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미동맹의 균열이 확인되고 있다며 정부에 날을 세웠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정감사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은이 어제 중국의 6·25 참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중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북중러 3국의 밀착이 점점 강화되는 정황으로 해석된다"며 "과연 김정은 방중에 관한 미국의 정보를 우리 정부가 실시간으로 공유받았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당장 외교안보 라인을 갈아엎어야 한다. 무너진 한미 간 신뢰를 회복하는 최소한의 조치"라며 "인사 조치를 방기한다면 대통령이 한미동맹 파괴의 주범이라고 자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번 방중은 시점부터 장소, 이동 경로까지 예사롭지 않다. 김정은이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항미원조기념관을 찾은 것은 북중 혈맹의 역사적 상징을 다시 꺼내 든 행보"라며 "특히 2014년 완공 이후 12년간 사실상 닫혀 있던 신압록강대교가 지난 15일 개통되자, 불과 9일 만에 직접 그 다리를 건넜다. 과거의 혈맹으로 정치적 결속을 다지고, 새로운 교량으로 경제적 활로를 열겠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북중러가 한미동맹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전략적 협력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며 "그런데 정작 대한민국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나. 청와대는 김정은의 전격 방중에 대해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의 대남전략은 이미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대한민국으로 향하는 길은 끊어놓고, 중국으로 향하는 길은 활짝 열었다"며 정부를 향해 "한미동맹을 바로 세우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며, 북중러의 움직임에 대응할 실질적인 외교·안보 전략을 국민 여러분 앞에 제시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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