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과 신탁을 결합한 ‘보험금청구권신탁’이 유족의 새로운 자산관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험사에도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는 만큼, 제도적 지원과 규제 완화를 통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험연구원(KIRI)의 지광운 국립군산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25일 발표한 KIRI 리포트 특별기고(보험금청구신탁 활성화를 위한 법적 쟁점)에서 보험금 관리 수단으로써 신탁업을 보험사의 부수업무로 인정하는 방안을 마련해 고령화 사회의 효과적인 자산관리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관련 법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보험금청구권신탁은 보험의 위험관리 기능과 신탁의 재산관리 기능이 결합된 제도다. 예를 들어 피보험자 사망 뒤 유족이 거액의 보험금을 받더라도 사회적·정신적 충격으로 합리적 관리가 어려운 경우, 보험금청구권을 신탁재산으로 맡겨 전문 수탁자가 관리하도록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제도는 유언대용신탁의 성격을 갖는다. 국내에서도 KB국민은행 등에서 유언대용신탁을 출시하기도 했고 2003년 개정된 보험업법에도 보험사의 경영업무에 신탁업이 포함됐다.
다만 도입 초기인 만큼 법적 쟁점도 있다. 우선 현행 제도는 생명보험에 한해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보험금에 대해서만 신탁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일본 등 해외에서는 신탁재산의 최소 금액 규정이 없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리포트는 우리나라에서도 신탁업의 최소 금액 규정을 폐지하고 상해·질병보험으로까지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현재는 보험계약대출이 있을 경우 신탁 설정 자체가 불가한데, 이를 보완해 일정 한도 내에서 대출을 허용하고 공제 후의 금액을 기준으로 신탁을 설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신탁수익자의 범위 문제도 다뤘다. 현재는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에 신탁수익자가 한정돼 있어 사실혼, 약혼자, 동성 파트너 등의 가족 형태에 적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고 공익단체는 수익자가 될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수익자 범위를 형제자매, 4촌 이내 혈족까지 확대하고 공익단체를 수익자로 지정 가능하도록 법령을 개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보험금청구권신탁은 투자권유대행인만 취급할 수 있지만 보험설계사도 별도 교육과 자격시험을 거쳐 권유를 허용하자는 방안도 제기됐다. 아울러 신탁업을 부수업무로 명시해 보험사가 신탁 관련 서비스를 합법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도 나왔다. 이어 신탁기관이 융자나 보증을 조건으로 신탁상품 구입을 강제하는 경우, 우월적 지위 남용이 될 수 있는 만큼 불공정경쟁행위와 이해상충을 방지 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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