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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호 관세 25%가 적용되는 8월1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협상 체결이 데드라인을 넘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한국과의 관세 협상이 내일 끝냐나는 질문에 “관세는 내일 끝나지 않을 것이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매우 부유해지고 있으며 그건 우리가 원하는 바다”고 말했다.
질문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기자들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의 대답이 한국과의 협상을 말하는 것인지 관세 협상 전체를 말하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한국이 상호 관세 25%가 적용되는 8월1일 내에 협상을 끝내지 못할 수 있다는 징조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최근 스코틀랜드에서 한국 당국자에게 “최선의 최종적인 무역 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달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의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이 한국에 제안을 마음에 들지 않아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또한 러트닉 장관은 28일(현지 시간)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협상단이 나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를 만나러 스코틀랜드까지 날아왔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정부가 8월1일까지 협상을 마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과 25일 러트닉 장관을 만나 협의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EU 등 주요 국가들이 관세 협상을 완료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상황에서도 한국과 미국이 합의를 마쳤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재계 총수들도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며 협상 지원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9일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대법원 무죄 판결 이후 첫 해외 일정으로, 삼성의 대규모 미국 내 반도체 투자(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등)가 협상의 주요 카드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역시 하루 앞선 28일 미국으로 향했다. 조선 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구체화를 위해 협상단과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30일 방미 예정이다. 자동차를 포함한 관세 협상 현안에 힘을 보태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관세 25% 적용 바로 전날인 31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스콘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통상 협의를 진행하고 조현 외무부 장관 또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꼽히는 것은 미국에 대한 투자 규모다. 한국 정부는 1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본과 EU가 각각 5500억 달러와 600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지며 한국 또한 이에 준하는 규모의 투자를 요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대미 투자액 4000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 규모가 한국의 2배 이상이고 EU 경제 규모가 일본의 3배가 넘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4000억 달러의 투자액이 일본이나 EU보다 적다고 해도 실질적인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투자 제안서에 적혀 있던 4000억 달러를 즉석에서 5000억 달러로 올리는 등 즉흥적으로 협상을 진행한 것을 고려하면 실제 투자 금액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한국 정부는 조선과 에너지 등 트럼프 행정부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를 중심으로 돌파구를 찾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여전히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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