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개포우성7차 격돌… AI 앞세운 삼성물산·대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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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주차장 vs 시니어 헬스케어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17 11:24:46

서울 강남 개포우성7차 재건축 조합이 23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이 다시 맞붙으면서 수주 경쟁이 한층 달아올랐다. 2020년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이후 5년 만의 재대결이다. 업계에서는 “강남 개포지구 재건축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이번 사업에 두 건설사가 미래 주거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인 인공지능(AI)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개포우성7차는 1987년 준공된 14층 802가구 규모의 단지다. 이번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1100여 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 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지하철 3호선 대청역을 끼고 있는 초역세권 입지, 낮은 용적률(157%)이 주는 사업성까지 더해 총 사업비는 약 6778억 원으로 추산된다. 강남권 조합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시공사 제안이 승부의 열쇠라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생활 편의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한 AI 스마트 주차장을 내세웠다. 차량 번호 인식과 입주민 선호 주차 위치 추천, 방문객 최적 경로 안내 등으로 주차 효율성을 높이고 현관 스마트 인포 디스플레이와 연계해 엘리베이터 호출·주차 위치 확인까지 가능한 통합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장기간 주차 차량의 배터리 방전·타이어 공기압 부족 알림, 전기차 충전소 최적 위치 안내, 불법 주차 감지 및 자동 조치 기능도 포함됐다.

여기에 전기차 충전 화재 대응을 위해 불꽃 감지 센서·AI CCTV·질식소화포까지 갖추는 등 안전성 강화에도 방점을 찍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주차장과 같은 일상 공간에서부터 AI 기술을 통한 프리미엄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고령 조합원과 입주민을 겨냥해 AI 기반 비대면 시니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시했다. 단지 내 ‘시니어클럽’에 전용 라운지를 마련하고 혈압·혈당 자가검진, 원격 진료, 처방전 발급 등을 비대면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헬스케어 전문기업 비트컴퓨터와 손잡고 전용 애플리케이션 ‘바로닥터’를 통해 세대 내에서도 의사와 화상·음성 진료가 가능하도록 했다. 단순한 커뮤니티 시설을 넘어 입주민 건강관리와 돌봄 서비스까지 아우르겠다는 전략이다.

대우건설 측은 “어르신들이 안심하고 건강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주거 환경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양사의 맞대결은 단순한 시공 능력 경쟁을 넘어 미래형 주거 모델 제안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강남권 재건축이 갖는 상징성과 시장 파급력 그리고 조합원들의 높은 기대치가 AI라는 새로운 주거 서비스를 끌어낸 셈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는 첨단 이미지를 강화하는 반면 대우건설의 시니어 헬스케어는 사회적 수요와 맞닿아 있다”며 “조합원 구성과 생활 패턴에 따라 표심이 갈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수주전은 단지의 브랜드 가치뿐 아니라 향후 국내 재건축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AI가 적용된 어떤 주거 서비스가 시장에서 표준화될지는 23일 조합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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